전례에 비춰 민심 잡기 행보 이후의 해석이 '여당 따로 야당 따로'인 점도 충분히 예상했던 바다. 하지만 이제 정치권이 고심할 일은 유리한 해석이 아닌 민심을 풀어낼 해법이다. 추석 민심에 녹아 있는 '불통정치', '장외정치'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야 한다. 이것이 더 이상의 대치 정국을 막는 실마리이기도 하다.
지금 지역 현안은 '문제사업'으로 분류되거나 예산 및 세수 부족을 이유로 표류하고 있다. 충남도청 이전 사업 등의 전액 국비 지원 논리도 강경한 반대에 파묻힌 실정이다. 세제 개편안과 부동산 대책 관련 법안 등은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데 답답하게도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다.
정치권이 추석 민심을 어떻게 파악했든 분명히 경청할 것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라는 경고 메시지다. 여야 모두 정국 정상화의 길을 트는 노력을 기울여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이후 짙어진 먹구름을 걷어내야 한다. 국정 현안도 그렇지만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의 현안 역시 산 넘어 산과 같다.
특히 지역적으로는 주요 현안 해결에 정치권과 자치단체가 힘을 모아야 할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 10월 재보궐 선거 일정에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예산 심의가 다급한 사업을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 정치적 열세인 지역의 역량을 모아 현안 해결에 가속도를 내야 할 때다. 정치가 지역민을 불안하게 하고 절망하게 해서는 안 된다.
지역민의 진정한 관심은 정쟁 아닌 경제에 있다. 각종 민생법안이 늑장 또는 졸속 처리되거나 무산되면 추석 민심에 반영된 경제 살리기는 헛물만 켜게 될 것이다. 일방주의 정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국정 정상화가 가능하다. 이를 위한 돌파구가 열리지 않고는 민생 안정을 챙길 수 없고 충청권 현안도 순조롭게 풀릴 수 없다. 추석 민심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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