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군을 비롯한 일부 시군은 경·중증환자에 대한 응급의료를 책임질 마땅한 병원이 없어 민간의원에서 이를 도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17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는 18일부터 22일까지 추석 연휴 5일간 도와 시군이 연계해 비상응급 진료대책을 추진한다. 이는 도내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응급의료기관 및 당번약국을 지정, 운영하는 것으로, 대규모 및 응급환자 발생을 대비한 조치다.
도는 응급의료기관 18곳(권역센터 1곳, 지역센터 5곳, 지역기관 13곳)을 지정하고 당번약국 841곳을 운영할 예정이다.
문제는 서천군을 비롯한 일부 시군의 경우 마땅한 응급의료기관이 부재하다는 것에 있다.
경·중증환자를 책임질 의료기관 자체가 없다 보니 상대적으로 응급의료가 취약한 민간의원에서 이를 대신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천의 경우 올해 예정됐던 의료기관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운영이 어려워져 지정이 자진 취소됨에 따라 지역 내 민간의원을 대체 지정, 운영키로 결정했다. 금산 역시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이 전무해 민간의원을 대체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룡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이 전무해 대전에 있는 건양대병원을 이용해야 하는 처지다. 진료권 자체가 대전으로 분류돼 있지만 주민들은 응급진료를 받기 위해 40분을 소비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충남 지역의 응급의료 체계의 부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간의원의 경우 전문병원에 비해 응급실 운영 등 응급의료체계가 취약해 중증환자 발생 시 위험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응급실 운영으로 인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다보니 민간의원에서 좀처럼 의료기관 지정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추석연휴를 맞아 충남 도내 귀향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응급의료체계가 취약한 시군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고향이 서천인 한 모씨(54)는 “연휴가 되면 정기적으로 고향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응급의료기관이 없어 걱정반 기대반으로 부모님을 찾는다”며 “지난해에는 아들이 갑자기 통증을 호소해 인근 의료기관을 찾아갔지만 거리도 멀고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일부 시군은 응급의료체계가 취약한 부분이 있지만, 응급환자 발생 시 당황치 말고 119에 연락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