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안의 사립대 2학년인 B씨(22)는 얼마 전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학자금 대출을 갚지 않으면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B씨는 일반 금융권과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다섯 차례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 상환 만기가 6개월 이상 밀려 있는 상태다.
학자금대출을 장기간 상환하지 못한 '빚쟁이 대학생'이 충청권에서 4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유기홍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정부 학자금대출 현황에서 나왔다.
이에 따르면 2013년 6월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대출한 학자금의 원금이나 이자를 6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유의자(신용불량자)는 4만 1316명에 달한다. MB정부가 출범한 2008년보다 4배 가량 증가한 수치라고 유 의원은 밝혔다.
충청권은 대전 1475명, 충남 1288명, 세종 66명, 충북 1084명 등 모두 3913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가 980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8205명), 부산(3605), 인천(2821), 경남(2447), 대구(209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빚쟁이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이유는 평균 730만 원대의 높은 등록금 부담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학자금 대출금리를 훨씬 웃도는 연체금리에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2012년 연체금리는 3개월 이하면 연 15%, 3개월 초과할 경우 연 17%이다. 이는 같은 기간 대출금리 3.9%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로 대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은 “높은 등록금과 과다한 연체금리 때문에 대학생들이 빚쟁이로 전락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를 하향조정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유 의원실이 밝힌 정부 학자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이 제도가 시작된 2005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94만 3160명이 18조 2632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 가운데 올 6월 기준으로 139만 4442명이 11조 6145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인원만 8만 2365명이며 이들이 지불한 연체이자만 지난해 54억 7100만원, 올해 24억 2400만원에 달한다.
한국장학재단은 학자금대출 상환곤란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용회복지원제도를 개선하는 등 지원대책을 마련 중에 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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