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건설사 울리는 대전시교육청=16일 대전시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내년 초께 1900여 가구에 달하는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가 유성구 노은 4지구에 들어선다.
그러나 입주와 동시에 당장 학생들이 등교할 수 있는 초등학교가 턱없이 모자라 벌써부터 입주예정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인근의 반석초로 자녀를 등교시키길 원하지만 현재 반석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학교 과밀현상을 우려하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존 반석초 자녀를 둔 학부모는 신규 입주예정자의 자녀가 인근의 외삼초로 통학하는 것을 원하지만 오히려 이마저도 쉽지만은 않아 대전시교육청 역시도 난감함 표정이다. 게다가 대전시교육청과 서부교육청은 신규 학교 설립이 아닌, 새로 전입하는 학생들을 반석초로 등교시킬 계획이어서 지역민들의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입주가 예고되는 아파트를 두고 이에 발맞춰 학교 설립 등의 문제를 교육청에서 미리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학교가 없다면 오히려 학생들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아파트 가격도 떨어지는 등 입주자들의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신규 분양이 예고된 유성구 대덕특구 죽동지구의 금성백조 예미지 아파트 분양에도 학교 문제는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금성백조는 다음달께 죽동지구에 998가구에 달하는 아파트를 분양하지만 학교설립과 관련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죽동지구의 단독주택 등을 합해 아파트 인구 수용의 2배 가량이 입주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전시교육청에서는 인근의 유성초를 통해 늘어난 학생들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곳의 경우, 한밭대로를 건너야 하는 등 초등학생들 입장에서는 등하굣길 안전 문제가 야기될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경남기업 역시 다음달께 유성구 문지지구에 1142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곳은 기존의 학군이 형성된 지역이긴 하지만 추가로 전입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에는 여러모로 학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큰 그림' 그릴 필요 있는 학생 수용문제=대전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와 학교문제가 함께 불거지면서 지역에서는 대전시교육청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도안신도시만 하더라도 초반에 학교 없는 신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만큼 학교 수용과 관련해서 교육당국의 대처가 너무나도 늦다”며 “이후 입주시기에 맞춰 일부 학교가 신설되는 등 변화가 생기는 등 교육당국의 학생수용 예측과 의사결정 과정이 더딘 것은 맞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대전지역의 균형발전과 효율적인 개발을 조율해야 할 대전시 역시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비난도 이어진다.
죽동지구 학교설립과 관련, 대전시교육청과 LH, 건설사 간 협의를 하는 데 역시 대전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 예산 확보 및 학교 수용에 따른 신설여부 결정, 각 기관 간의 이해관계를 떠난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대전시의 역할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종시로 향한 지역민들의 전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교육환경이 좋지 못한 대전지역의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며 “지역 개발과 맞물려 교육당국은 대전시 개발의 큰 그림을 함께 그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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