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예로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이다. 1980년대 전두환·노태우의 신군부에 의해 조작된 사건으로 당시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목하였고 “한반도를 중립화하고 남북연방제에 의한 점진적 통일을 실현한다”는 내용으로 모의했다 하여 기소되어 김 전 대통령은 사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그 후 이에 관련된 20여명과 함께 후에 재심에 의해 무죄를 받았다. 또한 1970년대 이른바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으로 당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는 유신헌법에 반대투쟁을 벌여온 위 단체의 배후에 인혁당(인민혁명당재건위원회)이라는 조직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관련된 23명을 내란음모혐의로 기소했고 그 중 도예종씨 등 8명에 대하여 사형을 선고했다. 2002년 9월 대통령 직속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인혁당사건이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고 같은 해 12월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재심청구를 해 2007년 1월 이들에 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내란음모죄를 뒤집어 씌웠던 전두환·노태우전 대통령들이 1997년 오히려 내란죄 등으로 기소되어 전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 노 전 대통령은 17년의 형을 받았던 것이다. 물론 그들은 곧 사면되었지만. 사실 이처럼 내란음모죄는 실제로 인정된 예가 그리 많지 않으며 재판 당시에는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후에 조작되었다고 하여 재심에 의해 무죄까지 받았던 것으로서 대부분 정치적인 탄압의 방법으로 악용되었던 것이다.
현재 이석기 의원이 받고 있는 내란음모죄의 혐의내용은 지하조직인 혁명조직(RO)을 결성하고 '북한 남침 등 유사시에 북한을 돕기 위해 통신시설, 유류시설 같은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도록 총기를 준비해 두라'는 식으로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 내용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이것만으로 아직 혐의를 인정하기에는 미흡하여 내란음모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좀 더 구체적인 모의내용이 나와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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