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굶어도 커피는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커피수요가 늘면서 골목 곳곳에서 커피전문점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퇴사하고 창업하고 싶은 분야' 설문조사에서 1위에 커피전문점이 오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커피전문점 창업에 대해 실제 운영하는 경험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전 서구 탄방동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배서영(가명·35)씨.
배씨는 3년전쯤 이곳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던 그는 우연히 평생교육원을 통해 바리스타 교육을 받게 됐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커피전문점을 냈다. 약 9.9㎡(3평) 남짓한 작은 규모의 점포를 인수해 권리금 포함 창업비용이 8000만원 정도 들었다.
그는 “좋아하는 커피를 만들고 손님들이 맛있다고 할 때 큰 행복감을 느꼈다”며 “누구에게 지시 받는게 아닌 내가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평일 오전 10시30분부터 밤 11시까지 가게를 운영하는 그는 하루가 짧게 느껴진다. 가게문을 열자마자 손님맞을 준비를 1시간 정도 해야하며, 이후 200잔이 넘는 커피를 만들다보면 어느덧 문을 닫을 시간이 된다.
배씨는 “커피 만드는 것 외에도 위생 점검은 물론 운영 유지 및 관리 등 신경 쓸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지인들 만날 시간은 물론 개인 시간 갖기도 힘들다. 보이는게 다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이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 중인 배씨는 “인건비를 줄 여력이 부족하다. 교육도 해야하고 커피 맛을 유지하기도 힘들다”며 “가격을 낮추고 질좋은 커피를 팔려면 내가 힘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씨의 가게는 아메리카노 1잔에 2500원으로 일반 브랜드 커피전문점에 비해 최소 1000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꾸준히 손님이 찾았지만 점차 줄고 있는 상태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훨씬 더 많이 팔았는데 매출이 많이 줄었다. 여름철에는 특히 판매량이 늘어나는데 전과 비슷한 것 같다”며 “주변에 저가 브랜드 커피전문점 등 1년사이 한 골목에 3개의 커피전문점이 생겨 손님이 분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씨는 주변사람이 커피전문점을 하면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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