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증가하는 물량 만큼 소비자피해도 덩달아 급증하는 상황이다. 적은 임금에 고된 노동을 하는 배송기사들 역시 자신도 모르는 파손 등의 사고가 적지 않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택배서비스 관련 소비자상담은 2010년 9905건, 2011년 1만598건, 2012년 1만660건에 달한다.
올해도 지난 7월말 현재 8401건이 접수돼 연말에는 지난해 수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6.8%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파해구제 역시 2010년 220건, 2011년 244건, 2012년 245건이며 올해는 지난 7월말 현재 203건에 이르고 있다.
상반기가 조금 지난 시점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6% 늘어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지난 7월말까지 피해구제된 448건을 분석해보면 화물분실이 199건(44.4%)으로 가장 많고, 파손 173건(38.6%), 배송지연 37건(8.2%), 기타 39건(8.7%) 등의 순이다.
448건의 사고화물 중에서는 식품이 120건(26.7%)으로 가장 많았고, 의류·잡화 85건(19.0%), 전자제품 78건(17.4%), 생활용품 41건(9.2%) 등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운송물 수령시에는 배송기사나 택배회사 직원이 보는 앞에서 포장을 개봉,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뒤 수령증에 서명해야 피해를 줄이고 보상도 쉽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택배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배송기사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택배시장은 날로 커지는데 비해 택배요금은 낮아져 단가 경쟁이 불가피하고, 이는 배송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빚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자신도 모르는 파손 등의 사고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배송기사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일부 택배회사는 건당 배송수수료를 인하하는 실정이다.
또 택배회사가 대부분 대기업이다 보니 배송기사들은 파리목숨과도 다를 바 없는 형편이다. 상당수 배송기사는 월급쟁이가 아니고 건당 배송한 수수료로 생계를 유지하는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이다.
3년째 배송기사로 일하는 A(39)씨는 “하루하루 수당을 목표로 뛰어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일부 택배회사들은 일방적으로 배송기사들의 수수료를 낮추고,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페널티 명목으로 또 수당을 제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소비자들의 피해도 안타깝지만 배송기사들의 어려움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