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건축물로서의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충남도 관사촌에서 11일 오전 문화예술기관 대표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공관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비교적 잘 보존된 관사촌이 활용을 통해 근대건축물로서의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가 훼손될까 우려되네요.”
11일 대전시는 충남도의 협조를 얻어 문화예술기관 대표를 비롯해 기자들과 함께 대전 중구 대흥동에 위치한 충남도 옛 관사촌을 현장방문했다.
▲ 사진=연합뉴스 |
이날 현장방문은 시가 대전 중구 대흥동 옛 도지사 공관(대전시지정문화재) 등 충남도 관사촌 10개 동을 사들여 예술작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인 '공방촌(가칭)'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다양한 의견 수렴을 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날 관사촌 현장 설명을 맡은 고윤수 대전시 종무문화재과 학예사는 “도지사 공관 건물은 일본식 주택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전국 유일의 일제시대 관사촌”이라며, “1930년대 신축 당시 유행하던 서구의 '아르데코' 양식을 본떠 붉은 벽돌로 지었으며 내부는 일본식 목조 주택으로 꾸며 문화재적 가치를 보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사진=연합뉴스 |
실제 도지사 공간건물은 북쪽에 위치한 2단으로 된 현관과 중복도, 각 실마다 다다미가 깔린 방에 '오시이레(수납공간)'를 갖추고 있었고, 2층 응접실에는 기둥을 중심으로 바닥을 높여 만든 '도꼬 노마(상석)'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전형적인 일본식 주택의 특징을 보여줬다.
그러나 관사 건물 내부 화장실과 주방 등은 몇 차례의 보수를 거쳐 일부 자재가 교체되는 등 원형이 훼손된 곳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도지사 공간 이외의 관사촌의 경우는 10여년 넘게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탓에 먼지가 수북이 내려앉아 있었다.
관사 정원은 멋진 외부 경관을 자랑했다. 관사촌 정원은 50년 이상 된 향나무를 비롯해 정원수 수백 그루가 심어져 있어 마치 숲 속 정원처럼 느껴졌다.
관사촌을 방문한 이인숙 문화연대 운영위원은 “관사촌 활용 방안을 두고 원도심 활성화에 도움이 되느냐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역사가 담긴 문화재야말로 근대문화자원의 가치를 우선시 생각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관사촌은 일제 강점기인 1930~40년대 충남도청 국장급 이상 고위 관료들을 위해 지어진 곳으로, 도지사 공관을 비롯해 경찰청, 부지사 관사 등 모두 10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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