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명구 배재대 경제학과(4학년) |
3박4일로 그리 길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방중을 통해 우리와 중국과는 여러가지 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중 가장 절감한 것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인식이다.
중국에 도착한 후 처음 방문한 곳이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이하 중연부). 외국과의 대외 활동을 관장하는 기관으로 남한과 북한을 하나의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중연부 소속원들 역시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 이들은 하나같이 '북한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중국에 편입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놀랍고 황당한 경우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양국 간 우호적 관계 속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공동노력을 해나가기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통일로 가는 길에 있어서만큼은 이런 왜곡된 시각을 갖고 있는 중국과 함께 갈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방문 중 인상이 깊었던 또 한 가지는 국가차원에서 정치리더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1당체제로서 국가주석이 5년의 임기를 마치고 바뀐다. 그러나 그 밑에 간부들과 직원들은 그대로다. 정권이 바뀌면 그에 따라 인사가 바뀌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일례로 우리를 안내한 중연부 간부는 과거 김정일 위원장이 방문했을 때나,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도 통역을 맡았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계속 통역을 맡고 있다. 이렇듯 어릴 적부터 좋은 인재를 발굴해 키워나가고,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띨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로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이번에 우리와 교류하는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진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바로 이 곳 출신이다. 일찍부터 정치에 입문하려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국가 리더로서의 덕목과 지식을 가르치고, 양성하여 훌륭한 인재로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선거철만 다가오면 인재난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정당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우리나라와 중국은 역사적, 미래적으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에도 많은 인식의 차이가 있음을 체험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름대로 몇 가지 정리해보았다.
우선 통일의 준비단계에서부터 중국과 우호의 선을 어디까지 잡아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생각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통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와 정당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야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 정치권도 백년 앞을 내다보고 훌륭한 인재 양성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끝으로, 자원이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성장하는 거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 지를 고민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점점 벌어지는 빈부격차 해소를 위해 소득재분배, 복지 등 바람직한 정책수립에 힘을 쏟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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