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명관 대전시산악연맹회장 |
-가맹단체장들 중 몇 안되는 관련종목 전문가인데.
▲연맹에 불협화음이 있었고, 관련 없는 일부 사람들이 거명되는 과정에서 후배와 산악인들이 몇 달 동안 계속 권유해 결국 출마했는데 만장일치로 (나를) 뽑아줬다. 부족하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산악인으로서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1990년대 초부터 산을 다니며 일반 등산 심판을 많이 했다. 그래서 그쪽에서 심판위원장을 하라고 했었다. 2010년에는 K2 원정대장으로도 다녀왔다. 사실 이 만큼 했으면 이제 다 내려놓고 조용히 산을 다니고 싶었다.
-산악인으로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참 많은 추억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2000년대 초 히말라야 원정을 갔었는데 당시 루트 개척 및 캠프3를 공략을 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 먼저 내려왔었는데 사고가 났다. 셀파가 3명이나 죽었던 것이다. 정말 잊지 못할 일이다.
-국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산은.
▲국내에선 역시 지리산이 가장 좋다. 그 웅장함이, 산의 어깨가 다르다. 산 속에서도 그렇지만 멀리서 보면 사람을 압도한다. 클럽에서 매월 산행을 하는데 지리산도 종종 간다. 가까운 대둔산도 많이 간다. 대둔산은 우리 주변에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찾아올 정도로 좋은 산이다. 올해 휴가 때는 클럽 하계 등반에 참여해 일주일 동안 있었다. 산에 가서 선후배, 동료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다보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도 풀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도 잘 정리해 돌아오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다니지 않나?
▲그렇다. 매주 주말이면 산에 간다. 클럽 활동을 할 때 빼고는 개인적으로 많이 다니는 편이다. 회사에도 등산장비가 잔뜩 있다. 가게 되면 언제라도 가져가려고 그런 거다. 평일, 그리고 일을 할 때 빼고는 산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대전연맹에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둘레산길, 대둔산 등 등산로 안전설비, 루트 등을 점검하고, 암벽 등반할 때 구조대를 보내고, 매년 볼트 교체하는 등 일상적인 활동을 한다.
대전연맹은 기틀은 잘 닦아놓아 괜찮지만 타 시도에 비해 적은 편이다. 그동안 일반 산악회와 전문산악회로 구분 활동해 원정 등 큰 행사는 전문등반 산악회 위주로 했다. 이 때문에 일반 등산인이 함께 어울리지 못했다. 일반 산악회까지 아울러야겠다는 생각에 대전둘레길 종주대회에 일반인들을 운영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등 나름 노력을 했다.
등산학교에선 일반인을 상대로 양성하고 있지만, 청소년 프로그램이 없었다. 매년 중고등학교 결손가정 청소년을 추천받아 히말라야 등반 등을 경험시켜줬다. 아이들에게 독립심과 모험심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더라. 앞으로 교육청과 협조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정체성과 자신감, 사회성을 키워주고 싶다.
- 원정과 행사 등은 어떤가.
▲올해 12월 7명 정도 규모로 칠레 원정등반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대전둘레산길종주대회와 대통령기대회 등 행사도 잘 치렀다. 산에서 행사를 하다 보니 안전사고를 비롯해 여러 어려움이 있는데 별 일 없이 잘 마무리했고, 내년에도 행사를 계속할 것이다. 또 산악하면 원정도 빼놓을 수 없다. 일단 올해는 칠레를 잘 다녀오는 게 우선 중요하다.
내년에는 올해 못한 히말라야 로체 등반, 중국 등 미답봉(한 번도 등반 안 한 봉우리) 찾아 원정을 가볼까 생각 중이다. 8000m 봉우리를 맹목적으로 등반하기 보다 6000m, 7000m 봉우리도 등반가치가 있다. 난이도도 제법 있는 곳을 찾을 것이다.
-대전 산악인들에게 하고 싶거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산악인구는 엄청나다. 한 달에 한 번 두 번 산에 다니는 사람이 1800만에서 2000만명이다. 노약자와 어린이를 빼면 전 국민의 50% 이상이 산에 다닌다는 얘기다. 그런 사람들이 다는 못하지만 대전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 그리고 안전 설비 및 활동 시스템 등이 보다 잘 정비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또 최소한 산에 대한 기본 예의는 지켜주길 바란다. 산은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자연 유산이다. 국립공원도 야금야금 개발되면서 좁아지고 있다. 잘 가꾸고, 지켜주기 바란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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