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삽시다]오늘도 하염없이 기다리는 괴로움…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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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삽시다]오늘도 하염없이 기다리는 괴로움…변비

운동부족ㆍ식습관ㆍ스트레스, 대장질환 불러 처방없이 약 복용ㆍ민간요법은 부작용 우려

  • 승인 2013-09-08 19:05
  • 신문게재 2013-09-10 11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건강하게 삽시다] 변비

최근들어 운동부족, 식생활의 서구화와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대장질환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변비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으며, 병원을 찾는 변비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변비 환자들은 본인이 진단하고 임의로 약을 사 먹거나 확인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으로 자가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의의 처방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이러한 약제나 식품은 상당수가 약효가 빠른 자극성 완하제(배설물을 촉진하는 약제)를 주성분으로 하거나 복합제제로 사용되고 있어 장기간 사용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약에 의해 나아지지 않는 유형의 환자에 행동치료(바이오 피드백)등의 추가적인 치료없이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만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변비원인과 다양한 변비치료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구훈섭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 구훈섭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구훈섭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변비원인과 병태 생리=변비는 대장이나 직장 항문 자체의 운동장애로 인한 특발성 변비와 다른 기저 질환이나 여러가지 약제들로 인한 2차성 변비로 구분할 수 있다.

2차성 변비의 원인으로는 대장의 폐색을 일으킬 수 있는 대장암, 항문 협착 등의 기질적 병변, 갑상선기능 저하증이나 당뇨병 등의 내분비 질환과 파킨슨병이나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중추신경계병변 등의 전신 질환들이 있다. 중요한 원인인 칼슘 길항제, 마약성 진통제, 항정신신경제, 철분제제, 제산제 등의 약물복용도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이차적인 원인을 배제한 만성 기능성 변비환자는 배변의 여러 과정중에 자주 이상이 발생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세가지로 그 원인을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대변이 형성될 수 있을 만한 음식과 수분 섭취량이 적은 경우이다. 둘째는 대장 운동이 저하되는 것으로서, 소위 서행성 변비, 대장 무력증이라고 부른다. 셋째는 직장 항문의 배변기구가 변을 볼 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로 골반저 기능이상, 항문경 등으로 부르는데 정상적으로 변을 볼 때 항문 괄약근과 치골직장근이 이완해야 하는데, 이 환자들에서는 외항문괄략근과 치골직장근이 이완되지 않거나 오히려 수축하는 경우다.

▲변비의 치료=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대부분의 환자들이 하루에 한 번 꼭 규칙적으로 배변을 해야만 정상으로 알고 그렇지 않을 때는 완하제를 사용해서라도 꼭 배변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건강한 성인도 배변이 불규칙할 수 있으며, 하루 3회에서 1주일에 3회까지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변비치료의 원칙은 발병기전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다. 대장암과 같은 기질적인 질환이나 전신적인 질환이 없는지 우선 확인하고 분명한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명한 원인이 없는 경우는 먼저 고섬유식사, 하루에 1.5~2ℓ의 수분 섭취, 규칙적인 배변 습관과 배변 자세유지 및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식이섬유소 치료법와 배변습과 개선 및 운동법이 있다.

식이섬유소 치료법은 성인인 경우 충분한 양의 물과 함께 하루에 20~35g정도의 식이섬유 섭취를 권한다. 섬유소량을 처음부터 급작스럽게 올리는 경우는 복부팽만, 복부 불편감 및 부글거림이 발생할 수 있어, 서서히 조금씩 올리는 것이 좋다. 음식중에서 식이 섬유량이 높은 곡류, 과일, 야채, 견과류 등을 섭취는 것이 좋고, 식사 때마다 일정한 양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유의해야 할 것은 서행성 변비 환자나 골반저 근실조증 환자는 고섬유 식이요법을 피해야 한다.

바른 배변습관을 가지는 것은 변비 치료와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변습관은 먼저 일정한 시간 즉, 장운동이 가장 활발한 아침 식후나 저녁 식사후 또는 걷고 난 후이므로 이러한 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것이 추천된다. 또, 변의가 느껴질 때 곧바로 화장실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 배변시 힘주기는 5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으며, 고관절을 구부려 쪼그리는 자세나 보조 받침대를 발아래 놓는 것도 배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치료에도 변비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약제사용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겠다. 먼저 부피형성 완하제를 사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삼투성 완하제를 병용하거나 교체한다. 소화관 운동 촉진제를 추가할 수 있으며, 장기간의 변비나 복부팽만이 심할 때는 자극성 완하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약물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 대장통과시간 측정, 항문내압검사, 배변조영술와 풍선배출 검사를 시행하여 결과에 따라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대장운동저하인 경우 지속적인 약물 치료를 요하며, 결국 대장을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골반저 근실조증인 경우는 바이오피드백 치료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구훈섭 교수는 “변비의 원인은 다양하며 원인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다”며 “ 대장암의 증상이 변비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점점 심해지거나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에는 대장의 검사가 필요하며, 일부의 서행성 변비환자나 골반저 기능이상을 보이는 변비 환자는 바이오피드백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어 여러 가지 변비 치료에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적절한 검사를 통해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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