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반대로 입장료를 받는 공연장은 입구에서 부터 줄을 서는가 하면 관람석도 입장하는 순서대로 앞쪽부터 가지런히 앉았다. 이런 분위기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들이 한껏 기량을 발휘하여 슬픈 장면에서는 관람객을 훌쩍이게 하고, 기쁜 장면에서는 자연스럽게 박수가 나온곤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더러 큰 봉지에 담긴 '눈깔사탕'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그러면 우리는 눈깔사탕을 받아 입에 물고 조용히 끝까지 공연을 관람하고 사탕을 아껴 집에 갈 때 까지 입에 물고 갔다. 그래서 그 당시 눈깔사탕은 '십리(十里)사탕'이라고 했다. 집으로 가면서 어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아, 오늘 공연은 정말 눈깔사탕 값 하네…!” “맞아, 역시 입장료를 내고보는 공연이 좋아. 허허허!”
그 당시 우리는 어른들을 졸라 눈깔사탕을 주는 공연장을 가자고 했다. 그 곳은 무료 공연장하고는 달랐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입구에 붙여놓은 생동감있는 포스터, 바닥 자리깃의 가지런함, 무대에 설치한 장치, 조명, 연출하는 배우들의 진지한 태도 등은 공연시간내내 긴장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근래에도 이러한 현상은 주변에 있다. 길거리나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행사장의 무질서나 어설픈 행사장 공간조성, 무대 배우들의 무성의한 태도, 저급한 수준의 공연 등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행태가 비슷하다.
그러나 적게는 몇 만원에서 몇 십 만원을 하는 문화예술의전당이나 고급 공연장을 가보라. 입구에서 표를 구입할 때 서는 줄, 공연장 내부와 무대의 데코레이션(Decoration)은 그야말로 세련되고 멋지게 꾸며져 있다. 지금은 눈깔사탕을 주지 않지만 적어도 팝콘이라고 한 봉지 사들고 입장 관람하는 일은 바람직한 문화시대의 아이콘(Icon)이다.
근래 대전 중구의 '효 월드' 대표적 컨텐츠(Contents)로 자리매김되는 '뿌리공원'이 입장료 문제로 찬성과 반대 여론이 있었다. 그러나 중구는 지난해 4월부터 기존의 뿌리공원, 족보박물관과 효 문화마을을 기본 컨셉으로 '효 월드' 프로젝트 재창조사업을 추진 홍보안내관, 야외캠핑장 등을 설치 가족 힐링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조성하고 지난 1일 부터 입장료를 받고 있다. 효 월드 프로젝트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용갑 중구청장은 뿌리공원입장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가치의 효용성입니다. 조상에 대한 중요성과 함께 뿌리공원의 가치증대를 느끼는 것이며, 둘째는 연간 4억여원이 투입되는 시설비는 자연스럽게 수요자가 일정부분 부담해야 하고, 세번째는 이제 뿌리공원이 인근 원도심 상권과 연계되어 문화관광으로 발전 지역경제의 성장 동력이 되어 대전과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긍지이고 자랑이어야 합니다.”
필자는 공짜보다 눈깔사탕이 좋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은 바 있다. 따라서 오는 10월 11일부터 13일까지 뿌리공원에서 열리는 '제5회 효문화뿌리축제'는 소문난 눈깔사탕 축제가 되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