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7년부터 지난달 19일까지 9개 보험회사를 속여 뇌졸중 확정 진단금이나 질병입원비 명목으로 3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다. 드라마 같은 사기행각은 24년 보험베테랑인 이씨의 손에서 시작됐다.
먼저 이씨는 2006년 뇌졸중환자 A(57)씨를 병원으로 데리고 가 자신으로 속이고 MRI를 촬영, 3000만원의 진단금을 받았다.
이후 범죄는 조직적, 대담해졌다.
이씨는 지난 2007년 3월 지인 B(52)씨에게 접근해 뇌출혈 환자의 MRI를 이용해 보험금을 타기로 공모했다. 뇌출혈 환자 A씨를 병원으로 데려가 지인 B씨 이름으로 MRI를 다시 촬영했다. 이씨는 A씨의 머리를 빌려 촬영한 B씨의 뇌출혈 MRI를 대학병원에 가져가 뇌출혈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발급받은 뇌출혈진단서를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 3000만원을 타냈다. 가짜환자를 진짜환자로 둔갑시키는 수법이다.
역할도 나눴다.
이씨는 범행을 총괄하며 진짜 뇌출혈환자 2명을 섭외했다. 모집책 김모(여ㆍ55)씨 등 2명은 가짜 환자 7명을 모집했다. 이어 행동대장인 사채업자 서모(55)씨는 보험금을 받는 절차를 밟았다. 남편과 여동생까지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씨는 대기업 보험설계사를 거쳐 현재는 다중보험 판매법인의 소장이다. 이들은 사전 공모한 모집책들을 통해 경제적으로 궁핍한 피보험자들만 포섭했다. 공모자들과는 지급받은 진단금을 5대 5로 분배하기로 했다.
이씨는 MRI 촬영에 협조한 진짜 여성환자는 100만원, 남성환자는 500만원의 수수료를 분배했다.
보험사의 뇌출혈 진단금은 500만원~3000만원정도 지급된다. 대리진단으로 보험금수령이 가능했던 것은 병원의 환자 신분 확인 절차가 허술하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MRI를 촬영할 때도 본인 확인 절차가 허술하다. 대형병원도 신분확인이 부실하며 의료 진료체계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했다. 일당의 사기극에는 대전의 MRI 촬영병원 3곳, 진단서를 발급해준 종합병원 4곳이 뚫렸다.
양철민 충남청 광역수사대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돈으로 유인 범행에 끌어들였다”며 “보험금 수령 건 등 앞으로 관련수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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