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화 문화독자부장 |
“작은 부분이지만 자전거 이용자들에게 편안함을 주면서 차량진입 방지 효과 등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대전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전거 인구 천만시대! 자전거 이용객이 많이 늘었고 자전거 이용환경 역시 상당히 좋아졌다.
하지만 도로 위에서 느끼는 몇가지 아쉬움을 짚어본다면, 첫째 '자전거 횡단도'가 아니라 보행자들이 이용하는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가는 안전문화가 정착돼야겠다.(참고로 '자전거 횡단도'는 자전거가 일반도로를 횡단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제4조의 규정에 의한 안전표지에 의하여 지정된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엄연히 차에 해당하며 횡단보도는 보행자를 위한 구역이다. 횡단보도를 지날 때는 자전거를 타고 건너서는 안되며 내려서 끌고 건너야한다.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건널 경우에는 보행자로 구분되지만 타고서 건널 경우 차로 구분되기 때문에 사고 처리시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2011년 자전거 교통사고는 1만2000여건으로 급증했으며 그 중 30% 가량이 교차로와 횡단보도에서 발생했다. 횡단보도에서의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전거 이용자들은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 가야겠다.
둘째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의 안전성이다.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전용도로, 자전거전용차로, 자전거 보행자겸용도로, 이렇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와 자전거 전용차로는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차량 소통에도 방해를 줄 수 있기에 증설이 쉽지 않다. 그에 비해 자전거겸용도로는 상대적으로 증설이 용이하기 때문에 대부분 자전거 전용도로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로 설치되고 있다. 대전시 자전거 도로 중에서도 보행자 겸용도로가 전체 86%나 된다. 문제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겸용도로 위에 상점 입간판이 서있는 곳이 많으며 보도 위까지 올라온 자동차들의 불법 주정차 문제도 심각하다.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에서 자전거와 보행자의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자전거 대 보행자 교통사고는 2005년 226건에서 지난해 791건으로 늘었으며 사상자 또한 2005년 236명에서 2012년 850명으로 껑충 뛰었다.
자전거 이용자도, 보행자도 양쪽 모두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 이용시 불편이 크다는 점에서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 보다는 자전거 전용도로나 자전거 전용차로의 증설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귀기울여 봐야겠다. 또한 자전거 전용차로와 증설이 자전거이용의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10년 정도가 지나야 효과가 제대로 발휘된다고 한다. 그 점에서 자전거 전용차로와 전용도로 설치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뤄지고 지속적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사족 하나. 전국 최초의 '자전거 발 받침대 볼라드' 소식을 들으며 '빠름과 편리함에 익숙해진 도시인들이 자전거 횡단도 앞에서조차 잠시 내려서기를 귀찮아하는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문득 옛 인디언들의 이야기를 하나 떠올렸다.
인디언은 말을 타고 가다가도 이따금씩 말에서 내려서 자기가 달려온 쪽을 한참동안 바라본 뒤 다시 말을 타고 달린다고 한다. 혹시 너무 빨리 달려 자기의 영혼이 미처 뒤쫓아오지 못했을까 봐, 자기의 영혼이 돌아올 때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한다.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 요즘. 잠시 멈춰설 줄 아는 지혜, 쉼표의 여유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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