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충성]믿을 수 있는 관계라고 믿을때 진짜 '충성'이다

  • 문화
  • 문화/출판

[위험한 충성]믿을 수 있는 관계라고 믿을때 진짜 '충성'이다

한국인들에게 충성이란… 미덕이라기보다 '의무' 다각도로 성찰함으로써 충성의 본질적 가치 깨달아

  • 승인 2013-09-04 13:51
  • 신문게재 2013-09-05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 에릭 펠턴 지음
<br />
▲ 에릭 펠턴 지음
당신에게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는가?

한국인들에게 '충성'이라는 단어만큼 부정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많지 않을 것이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아마도 곧바로 군대에서의 '조건 없는 복종' 혹은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기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충성이란 말에서 교련이나 군대를 먼저 떠올리는 한국인들에게 충성은 미덕이라기보다는 의무다.

하지만, 충성과 배신의 딜레마 '위험한 충성'의 저자는 국가에 대한 헌신은 물론 가족 간의 사랑, 친구 사이의 우정, 반복 구매 고객 등 강한 유대관계를 모두 충성이라 명명하고 이 같은 충성을 '삶의 근본적 미덕'으로 규정한다.

즉, 충성을 '우리 삶을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근본 중에서도 근본'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충성'에 대해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관념을 전복시킨다.

사도 바울에서 돈 콜리오네까지, 충성을 생존과 정의의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관계와 우정의 차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덕이자 진지한 성찰의 대상임을 다양한 실제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흥미진진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논박한다.

이를 통해 이제껏 제대로 들여다 본 적 없던 충성에 대한 의미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준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충성을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묶어주는 밧줄에 비유한다. 개인에겐 안전망과 보험을, 집단에겐 정체성과 동기 부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충성은 서로 믿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 믿음은 집단의 노력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개개인에게도 더 많은 힘을 부여한다.

이런 설명과 함께 충성은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높은 산을 함께 등정하는 팀원들의 생사를 갈라놓는 실제적인 힘이 되기도 함을 예시한다.

이렇게 '믿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미덕'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충성이 가진 본질적 중요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의 목적은 충성을 다각도로 성찰하게 함으로써 실생활의 의미 있는 덕목으로 만드는 길을 제시하는 데 있다.

다양한 유대 관계에서 비롯되는 인간의 불안과 좌절, 슬픔은 결국 신뢰를 바탕으로 한 충성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함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가 재정의한대로 충성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충성은 수많은 의미를 가진 다층적인 단어임을 알게 된다.

에릭 펠턴 지음/ 윤영삼 옮김/ 문학동네/304쪽/1만 5000원.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