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선 사교육 수요 증가와 학업성취도 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면, 한편에선 학생들의 보다 자유로운 교육 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긍정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3일 대전 및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정부의 '창의성을 겸비한 인재 육성' 교육 정책에 따라 대전 및 충남 관내에 정기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학교가 확산되고 있다.
대전의 경우 관내 143개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에 대해선 정기고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고학년(4학년~5학년)은 연 2회(7월, 12월)에 국어와 영어, 수학, 과학 등 4과목에 대해 평가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기고사는 아니다.
충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관내 422개 초등학교 중 올해 개교한 내포초등학교가 중간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등 200여개 초등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았다.
이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따라 저학년 층을 중심으로 각급 학교에서 정기고사 최소화를 권장하고 있다는 게 도 교육청 측의 설명이다.
중학교도 이같은 현상에서 자유롭지 않다.
새 정부의 자유학기제 도입에 따라 경기도를 중심으로 정기고사를 배제하고, 자기성찰 평가, 수업과정 평가 등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직까지 만연돼 있는 만큼 향후 학생들의 학력 저하 등에 따른 사교육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습 능력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학생들의 의욕이 저하될 수 있고,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어려운 학생 및 그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통해 이를 보완하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일부 학생들이 학력 평가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면서 취미 활동이나 예체능 등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받거나 활동을 할 수 있는 만큼 반갑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정기고사를 치르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학습 동기 유발을 주지 않아 이를 대체하기 위한 사교육을 찾을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반면, 또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이 학교 공부에만 매달리지 않고, 선행학습에 대한 부담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어 좋지 않느냐”고 했다.
교육계 한 인사는 “정기고사는 학력 서열화 등의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면서 “어느 쪽이든 앞으로 교육정책 진행 과정에서 이 현상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ㆍ방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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