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곡선]스펙을 초월하는 스펙

  • 오피니언
  • 청풍명월

[직선곡선]스펙을 초월하는 스펙

오희룡·경제부 차장

  • 승인 2013-09-02 13:40
  • 신문게재 2013-09-03 21면
  • 오희룡·경제부 차장오희룡·경제부 차장
바야흐로 취업철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30개 공기업가운데 절반 이상이 올 하반기에 정규직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그나마 채용 계획을 세운 공기업들의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26% 이상 감소했다니 청년 취업의 한파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민간기업의 채용 역시 큰폭으로 줄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36.6%만이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7개 주요 은행의 공채 규모도 지난해보다 27.6%가 감소했다.

그동안 취업을 위해 스펙을 쌓기에 여념없던 취업 준비생들이라면 한숨부터 나올 일이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나이와 학력, 학점, 영어 등 서류 전형을 평가에서 없앤, 이른바 '스펙 초월' 채용 방식이 올 상반기 한국남동발전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을 시작으로 이번 하반기 채용에서는 전 공공기관으로 확산조짐이다.

이같은 '스펙초월' 채용방식은 박근혜 정부가 대선공약과 국정과제를 통해 '스펙초월 채용시스템을 정착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도입이 예고됐다.

정부는 최근 전 공공기관에 스펙 초월 채용 방식을 도입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스펙초월 채용이 도입된다니, 취업을 위해 영어와 해외 연수, 봉사활동과 각종 동아리 활동, 인턴 활동 등 스펙쌓기에 여념이 없던 대학생들, 특히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혹은 취업 재수ㆍ삼수생이라는 이유로 서류 전형부터 탈락하는 취업준비생들로서는 희소식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와는 다르게 벌써부터 이같은 스펙을 초월한 열린채용방식이 당초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류전형이 간소화 되거나 없어지면 면접 전형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공기업이 스펙 초월채용으로 사용하는 UCC나 창의적 과제 성취 방식이 또다른 사교육을 육성하며 경제력 위주의 채용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그것이다. .

실제로 취업준비생들의 카페마다 “스펙초월 채용으로 아이디어 짜주고 좋은카메라로 멋진 영상을 만들어 주는 학원을 다녀야겠다”는 푸념섞인 불만이 나온다. 결국 면접관의 인맥이나 정보력에 좌우되면서 '그들만의 채용'으로 특정 대학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스펙 초월'이 결국 '특별한'스펙을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보다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오희룡·경제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