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급매물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29일 오전께 서구 둔산동 A 공인중개사무소로 문의전화를 걸어온 한 주택 매매 수요자는 정부의 대응방안에 따라 아파트 급매물이 있는지를 먼저 물었다.
아파트 재계약이 연말께여서 일단 다양하게 세제 혜택을 받을 요량이지만 해당 문의자가 현재 시세로 매입을 하기에는 부담을 느낀다는 게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정부의 부동산 매매활성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대전지역 부동산 매매 시장 역시 거래가 늘어날 수 있을 지 주택 매매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향후 상승세로 돌아설지는 아직까지 장담할 수 없어 일단은 급매물을 중심으로 한 문의가 이어지는 등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심스런 걸음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 28일 부동산 매매시장 활성화와 주택 전세난 해결을 위한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취득세 인하와 주택마련에 따른 대출 금리 완화 방안 등 매매 계약이 늘어날 수 있는 혜택이 중점적으로 마련됐다.
이번 방안으로 일단 매매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달들어 취득세 감면 혜택이 사라져 거래절벽현상을 빚었지만 주택을 매도하려는 집주인들에게는 이번 방안이 호재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방안이 지역 주택거래를 급속도로 확대시키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이어진다.
한 지역 공인중개사는 “지역의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는데도 수요자들은 더 낮은 수준의 아파트를 원한다”며 “집주인도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급매물을 내놓지도 않을 뿐더러 일단 매물을 거두고 하반기 거래 수요를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거래를 하더라도 저렴한 주택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의 경우, 전세 대출 등 가계 대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렴한 아파트를 찾아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서구지역의 한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은 84㎡이며 감정가 대비 5000만원 정도 낮은 가격의 최저매각가로 경매시장에 올라와 경매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저렴한 수준의 경매물건으로 매입 후 시세 전환이 되면 수익도 높을 것이라는 게 경매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경매업체 한 관계자는 “주택을 사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는 분위기”라며 “대출 조건 등을 제대로 살펴 자신에게 맞는 혜택을 찾는다면 저렴하게 주택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대량 공급되는 입주 아파트물량이 지역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올 연말까지 4000여 가구의 입주 물량이 예고됐으며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입주물량이 예상된다.
신규 아파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만큼 부동산업계에서도 매매건수는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 대책으로 매매시장이 일정 부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겠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라며 “노후 아파트의 경우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거래현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계약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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