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지방대가 매달려온 획일적인 지표관리에 충실한 것과 대학의 질적 수준, 나아가 현 정부의 국정과제 전면에 떠오른 '대학 특성화'와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선정되면 '부실대학' 낙인효과가 부각되고 퇴출 경고처럼 비쳐진 것은 고사 위기의 지방대에는 더욱 치명적이다.
지역 일부 대학에서 학과 통폐합의 빌미가 됐던 인문·예체능계열의 취업률 평가를 제외한 것은 잘한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우수한 지방대학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대학평가 시스템”과는 거리가 있다. 특정기간의 발전 성과를 반영한다든지 지방대 특성에 따른 교육 전반을 평가하는 고도화한 시스템이 아쉽다.
사실 지방대 입장에서는 대학 고유의 강점 분야가 취업률 등에 가려지고 지역별 특화 분야를 못 살리는 측면은 맹점이 아닐 수 없다. 지방대에 대한 고려로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적용 비율을 5%씩 낮췄지만 전체 평가지표를 적용하다 보니 역시 수도권 대학에 유리한 구조가 됐다.
이것만으로도 일률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현행 방식이 틀렸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지방대라도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지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도 있다. 학교 재정투입을 늘리면, 즉 돈을 투입하면 산출값이 올라가는 지표가 많아 자칫 재정의 악순환을 부채질하는 부작용 또한 제기된다. 물론 회생 가능성을 상실한 대학을 퇴출시킬 법적 장치는 필요하다.
다른 한편 지금 지방대가 처해 있는 열악함은 중앙집권적 집중투자 전략의 산물이기도 하다.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면서 지방대가 지역발전을 위한 인재 육성 기관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계별 구조개혁에서 우선할 과제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 대학의 평가지표 이원화라고 본다. 지방대 배려를 넘어 지방대 경쟁력 강화 내지 발전방안이라는 큰 틀에서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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