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신정균 교육감 영전에 드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기용]신정균 교육감 영전에 드림

[추모의 글]이기용 충북도교육감

  • 승인 2013-08-29 14:29
  • 신문게재 2013-08-30 20면
  •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기용 충북도교육감
▲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존경하는 故 신정균 세종시 교육감님! 참으로 망연하기 그지없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리 평온해 보이셨는데…. 유명의 갈림길이 이렇게 덧없을 수가 있습니까? 그리운 故 신정균 교육감님의 영전에 삼가 애도의 뜻을 바칩니다.

세종교육의 터를 다지고 이제 힘찬 도약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뚜벅뚜벅 걸어가시던 발걸음을 멈추시니 그저 허망하고 비통하기 짝이 없습니다.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춘 것만 같았습니다.

불과 얼마 전 북유럽을 함께 순방하면서, 세종교육과 충북교육이 만난 듯 반가워 밤을 지새우지 않으셨습니까? 스마트 교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진 세종교육을 꿈꾸시던 교육감님께서 지금도 바로 제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은 데 영원한 이별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북유럽 순방이 이렇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어찌 상상인들 했겠습니까?

러시아의 인텔렉추얼 영재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렇게도 관심을 보이시고, 차이콥스키 중앙음악학교에서도 예술교육에 대해 고심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세종과학영재학교, 세종예술고등학교 개교를 준비하시기 위한 초석이었는데, 그 꽃을 피우지도 못하시고 떠나시다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몹쓸 병마와 싸우시면서 뼈에 사무치는 고통이 있으셨음에도 그렇게 소년처럼 순수하고 열정에 찬 모습이 눈에 아리기만 합니다. 차라리 힘들다고, 나는 너무 아프다고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세종교육의 산더미 같은 일들, 손잡아 이끌어 주어야 할 사람들, 사랑하는 가족과 그리운 동지들 그대로 다 남겨놓고 혈혈단신 떠나시려니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존경하고 사랑하는 교육감님! 칠흑의 밤을 지나 먼동이 터오듯이, 세종시는 교육감님의 바람대로 그 울력으로 더 찬란한 여명이 투사되리라 믿습니다. 불꽃같았던 열정 이제 그만 거두시고, 무거운 짐 내려놓으십시오. 세종교육에 대한 짐도 훌훌 벗어 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이승과 맺은 모든 인연 벗어 던지시고, 정처 없이 떠가는 구름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편히 가소서. 질곡보다 힘든 이별의 고통, 사무치는 그리움도 사랑도 다 산자의 몫이 오니 가시는 길 돌아보지 마시고 가소서.

아, 영령이시여! 여기 호곡하는 세종교육 가족과 더불어 향을 지피며 삼가 명복을 비오니 영원한 생명의 나라, 천상에서 편히 잠드소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