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
세종교육의 터를 다지고 이제 힘찬 도약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뚜벅뚜벅 걸어가시던 발걸음을 멈추시니 그저 허망하고 비통하기 짝이 없습니다.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춘 것만 같았습니다.
불과 얼마 전 북유럽을 함께 순방하면서, 세종교육과 충북교육이 만난 듯 반가워 밤을 지새우지 않으셨습니까? 스마트 교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진 세종교육을 꿈꾸시던 교육감님께서 지금도 바로 제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은 데 영원한 이별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북유럽 순방이 이렇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어찌 상상인들 했겠습니까?
러시아의 인텔렉추얼 영재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렇게도 관심을 보이시고, 차이콥스키 중앙음악학교에서도 예술교육에 대해 고심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세종과학영재학교, 세종예술고등학교 개교를 준비하시기 위한 초석이었는데, 그 꽃을 피우지도 못하시고 떠나시다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몹쓸 병마와 싸우시면서 뼈에 사무치는 고통이 있으셨음에도 그렇게 소년처럼 순수하고 열정에 찬 모습이 눈에 아리기만 합니다. 차라리 힘들다고, 나는 너무 아프다고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세종교육의 산더미 같은 일들, 손잡아 이끌어 주어야 할 사람들, 사랑하는 가족과 그리운 동지들 그대로 다 남겨놓고 혈혈단신 떠나시려니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존경하고 사랑하는 교육감님! 칠흑의 밤을 지나 먼동이 터오듯이, 세종시는 교육감님의 바람대로 그 울력으로 더 찬란한 여명이 투사되리라 믿습니다. 불꽃같았던 열정 이제 그만 거두시고, 무거운 짐 내려놓으십시오. 세종교육에 대한 짐도 훌훌 벗어 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이승과 맺은 모든 인연 벗어 던지시고, 정처 없이 떠가는 구름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편히 가소서. 질곡보다 힘든 이별의 고통, 사무치는 그리움도 사랑도 다 산자의 몫이 오니 가시는 길 돌아보지 마시고 가소서.
아, 영령이시여! 여기 호곡하는 세종교육 가족과 더불어 향을 지피며 삼가 명복을 비오니 영원한 생명의 나라, 천상에서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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