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컴백, 이젠 캠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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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컴백, 이젠 캠퍼스다

●영화 '몬스터 대학교'

  • 승인 2013-08-28 15:12
  • 신문게재 2013-08-29 9면
2001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는 인간 아이들의 비명을 에너지원으로 돌아가는 괴물 세계를 창조해 큰 재미를 안겨줬다.

듬직한 괴물 설리반과 수다스런 외눈박이 마이크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던 짝꿍으로 지금도 애니메이션 팬들의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있다.

12년 만에 만들어진 속편인 '몬스터 대학교'는 두 친구의 대학시절을 담아 당시의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수다스런 마이크가 왕따를 당하던 모범생이었고, 설리반이 재수없는 '엄친아'였다는 발상이 흥미롭다.

몬스터 대학교는 몬스터 주식회사의 겁주기 대원이 되는 게 꿈인 마이크가 자신의 타고난 한계를 극복하는 이야기로 희망찬 기운을 안겨준다. 마이크와 달리 좋은 조건을 타고났으나 열정이 부족한 설리반이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도 흐뭇하다.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대학 캠퍼스의 모습은 낭만이 살아있던 대학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며, 겁주기 대회에 출전한 마이크 팀의 활약은 경쟁사회에 점점 퇴색돼가는 우정의 가치를 되새겨준다.

무엇보다 “마이크와 설리반 캐릭터에 더욱 친근함이 들도록 만들고 싶었다”는 댄 스캔론 감독의 바람은 성공적이다. 치아교정기를 낀 '키 작은 꼬마' 마이크에 대한 애정은 전편에 비해 한층 높아졌다. .

전편에서 관객들의 혼을 뺐던 사랑스런 인간소녀를 대체할만한 매력충만한 캐릭터가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하던 마이크는 긍정적인 성격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꿈에 그리던 몬스터 대학교에 입학한다. 졸업 이후 몬스터 주식회사에 입사하는 게 꿈인 그는 겁주기 학과를 지망하나 '무섭기보다 우습게 생긴' 외모로 수업 들을 자격을 잃게 될 지경이다. 남들보다 덩치도 크고 명문 집안 출신의 설리반은 교수들의 기대를 받으나 불성실한 수업태도로 역시 퇴출 위기에 처한다. 마이크는 크게 낙담하나 교내 겁주기 대회 전단지를 보고 새로운 의지를 불태우고, 엉겁결에 마이크 팀에 합류한 설리반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1995년 '토이스토리'를 시작으로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월-E' '업'등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픽사 작품답게 탄탄한 스토리와 세련된 유머감각, 완성도 높은 영상을 자랑한다.

셀 수 없이 다양한 괴물들의 외양은 애니메이터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엿보게 하며, 미국의 유명대학을 참조해 디자인한 대학캠퍼스는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인양 생동감이 넘친다.

존 라세터 총괄프로듀서는 “대학시절은 보통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시기다. 하지만 현실의 높은 벽을 만나게 되고 닫힌 문에 부딪히게 된다. 자신의 꿈이 무너졌을 때 우리가 하는 행동이 결국 우리 자신을 만들어낸다”고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마이크와 설리반이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겁주기 대회에서 우승할지도 관심사나 둘의 진짜 우정은 그 이후에 펼쳐진다.

본편에 앞서 공개된 단편 '파란 우산'은 오랜만에 애니메이션이 지닌 미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픽사는 매 작품 보너스 애니메이션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에 공개된 파란 우산은 비오는 도시를 배경으로 우산들의 풋풋한 러브스토리로 가슴을 따뜻하게 적신다.

이 단편을 연출한 사슈카 언셀드 감독은 길 구석에서 부러진 우산을 발견하고 “안쓰러워 무심코 걸음을 멈췄고, 순간 우산에게서 슬픔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런 안타까움이 의인화된 사물들의 작은 미소와 두 우산의 설렘 속에 아름답게 투영됐다. 9월12일 개봉.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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