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표 대덕대 총장 |
수십억씩 적자운영의 애물단지를 마케팅공사 설립으로 돌파구를 찾고자 재창조사업을 구상하면서 11년 4월부터 꿈돌이 랜드와 매각협상을 벌여 12년 5월 118억 원에 매입을 했다. 그러자 지역 언론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각종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급기야 소통부재로 대전시와 마케팅공사를 이달 12일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오죽했으면 그랬었겠어요?”에 대하여 “검찰에서 시시비비를 가려주면 좋겠다.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 하지만 문제가 없다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다소 답답함과 억울함이 배어있는 당당한 행정행위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이야기다.
어찌하다 이 지경 까지 왔는지 매우 짜증스럽고 화가 난다. 피곤하기까지 하다. '탈무드'에 '만장일치는 무효다'라는 말이 있다. 나와 생각을 달리하는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 것이 리더의 능력이다. 특히 투명한 절차 속에서 상호존중의 토대가 마련되어야하고 그 위에서 진정한 대화와 타협, 주장과 승복의 상호 보장을 전제로 이해관계를 원만하게 풀어가는 것이 기술이라면 기술이다.
“수차 확실한 근거에 의한 의혹을 제기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요구해도 '마이동풍(馬耳東風)'이요 '우이독경(牛耳讀經)'이니 무척 답답합니다.” “무시 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이 민망하기는 우리도 매 한가지 입니다.” “더 잘해보자는 것인데 왜 인정하려 들지도, 들어주지도 않고 송충이 대하듯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해가는 바가 없지 아니하나 먼저 시의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안을 찾도록 더욱 끈질긴 노력을 했으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시의회가 보다 역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깨우쳐주는 일도 수사의뢰 이상으로 중요하다.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면 보다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아 적극적인 대안을 강구하는 모습이 적게 보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꿈돌이 랜드를 매입한 것은 배임이고, 알 박기 아니냐고 따진 시의원이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14일에는 “그동안 제기했던 의혹들이 사실로 들어났으니 철저하게 규명해야 하고 감사원 감사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일은 잘 모른다. “문제가 있다면 책임지겠다”는 언급에 이어 의회차원의 문제제기가 없었으니 그동안 숱하게 주장했던 의혹들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수사의뢰 전에 감사원에 감사요구를 건너뛴 이유도 무엇인지 궁금하다. 즉시 '멍군' 했으니 말이다.
흔히 다툼을 할 때는 상대방의 주장을 먼저 듣고 '역지사지'를 바탕으로 정직하게 자문자답해보아야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득력 있는 설명보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비교우위에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모르는 소리라면서 가르치려 들고, 겸허하게 듣기보다 끝까지 자기주장을 하고, 신뢰하지도 않는데 들어주기를 강요한 일은 없었는지를 제 3자적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기를 권하고 싶다.
문제는 비판하기 전에 주의 깊게 들어 속마음의 이해를 넘어 아픔까지도 받아들여 겸손하게 듣는 여유로움이 있어야한다. 이른바 고 '이병철'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의 경영권을 넘겨주면서 써준 휘호 중 하나가 경청(傾聽)이다. 하고 싶은 말은 참고 남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글도 모르는 까막눈에 들판의 쥐와 빗물로 연명한 '칭기즈칸'은 “적게 말하라!. 상대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는 아무것도 결정하지마라!”라는 말을 남겼고, '케네디'도 “진정한 경청가는 위대한 웅변가 못지않다”고 했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말이 있다. 의사소통의 단계를 넘어 마음을 얻어 신뢰를 쌓아가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