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기업이 산재한 천안, 아산지역은 대다수 기업 임직원들이 수도권 지역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등 충남지역에서 소비를 꺼리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7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기업은 총 5503곳으로 이중 서북부(천안, 아산, 당진)지역에는 절반 이상인 3371곳의 기업이 들어선 상태다. 도내 소득 역시 수도권과 가까운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규모 기업들이 충남의 수출과 소득을 견인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서북부 지역 소득의 역외 소비현상이 만연하다는 것에 있다. 서북부 지역에 입지한 기업이나 대학의 종사자들 상당수가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정주환경이 우월한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충남지역 소득의 역외유출 규모는 2000년 5조2000억원에서 2010년 약 24조원으로 급증, 현상의 심각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산에 입주한 삼성에 근무하는 A씨는 “인근에 영화관도 없고 여가시간을 즐길 공간도 마땅치 않아 천안을 찾거나 아니면 아예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속편하다”고 거리낌없이 말했다.
도는 이같은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상생산업단지(이하 상생산단)를 조성, 추진중에 있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수도권에 적을 둔 사람들의 경우 가정, 교육 등의 이유로 사실상 충남지역에 뿌리를 내리려는 마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제기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수도권 인근지역의 개발여파도 이같은 분위기를 지속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때문에 서북부지역의 역외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충남 전체적인 균형발전을 도모해, 인구의 확실한 유입을 통한 여건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은 “충남지역은 소득이 급속도로 높아졌지만, 오히려 소비는 역외로 유출되는 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상생산단의 추진도 한가지 방법이지만, 인근지역과의 불균형 해소를 통해 선순환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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