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2년이 넘게 흐른 지금, 세계 에너지 사정은 어떠한가? 당시 에너지 포트폴리오, 특히 전력수요에서의 원자력의 점유율은 14%였다. 그리고 원전의 확장은 중국, 인도 등 신흥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확장되고 있었다. 지금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국제 에너지기관의 예측은 다소 증가속도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종전과 비교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고 발표한다. 특히 중국은 현재 15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지만 2020년까지 약 70 이상의 원전을 가동한다는 목표 아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즉, 전체 용량은 수명이 다해 폐기되는 원전으로 인해 일부 줄기는 하겠지만 대세는 원자력의 개발이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지구환경을 살려야 한다는 기본 틀의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2050년까지 지구 온도상승을 2℃ 이내로 규제해 유지해야 한다는 UN의 정부 간 온실가스 감축이행을 목표로 하는 이상, 저탄소 에너지원의 적극적 활용을 해야 한다. 그러니 온실가스로부터 거의 자유로운 에너지원인 수력, 풍력, 태양광발전, 바이오연료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과 핵분열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자력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미국의 셰일가스 발견으로 에너지 자원 증가로 자원 활용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온실가스 감축과는 거리가 멀다.
신재생에너지의 주력원중 하나인 수력은 세계적으로 이미 개발이 거의 완료돼 소수력발전이 대상이라 대용량의 전력량을 충당하기는 어렵다. 풍력과 태양광발전은 환경 특성상 언제든지 발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풍력발전이 불가능하고 구름이 끼거나 밤에는 태양광발전이 안 되는 간헐적 특성이 있다. 즉 발전시설의 효율문제로 귀결된다. 여건이 좋을 때 발전해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축전시설이 아직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오래 전력을 보관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여건을 감안할 때 선진 국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의 가동률이 최고 25%를 넘기 어렵다는 보고다. 그래서 나머지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백업(Back Up) 전력이 필요해 외국에서는 가스복합발전을 별도로 설치해 이 문제를 보완하고 있다. 이중으로 시설을 설치하여 발전해야 하니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를 다른 발전원과 비교해 보자. 국가마다 지리적으로 발전여건이 다르지만, 한국전력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보면 풍력발전은 좋은 위치에 설치된 발전시설이 기준이 되겠지만 원자력에 비해 2~3배 비싸다. 그리고 태양광발전은 무려 6배 이상 비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독일 같은 국가는 복사열의 양이 우리나라의 여건과 달라 더 좋을 수 있다. 이웃인 일본은 사방이 바다라 풍력이 유리할 것이며 태양광발전도 위치가 우리보다 남측이라 나은 것이다.
일본은 후쿠시마원전사고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가의 전기료와 전기부족으로 국민은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됐고 일부 우량기업이 전기료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다 못해 외국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의 아베 정권은 그의 정치적 인기를 담보로 원자력 부활과 필요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최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면 올해에 16기 많게는 24기의 원전이 재가동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쉬고 있던 원전이 속속 가동에 돌입하게 될 추세다.
이제 우리나라의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특히 장기 전력계획을 보완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중이다. 여기에는 반드시 에너지환경의 국제적 상황과 에너지원의 특성별 여건을 잘 고려해 포트폴리오 구성이 잘 조합돼야 할 것이다. 현재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원전 부조리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함께 발본 쇄신해야 하겠지만, 안전성을 전제로 반드시 원자력의 역할이 객관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원자력은 오늘날의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견인해 온 주력임을 부정할 수 없으며 그 미래도 역시 그러할 수밖에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