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교육 통해 새 삶 꿈꿀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보람”

“중증장애인 교육 통해 새 삶 꿈꿀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 보람”

[더불어 삶] 인터뷰 정상범 장애인먼저 실천 대전운동본부장

  • 승인 2013-08-27 14:44
  • 신문게재 2013-08-28 1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멋진 것은 인생을 바쳐 할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위 문장을 좌우명으로 삼고 늘 원대한 포부를 향해 달려온 정상범 장애인먼저 실천 대전운동본부장(53)을 문화동 대일빌딩 4층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장애를 이기고 장애인들을 위해 일해온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는 사단법인 장애인먼저 실천 대전운동본부장외에도 사단법인 대전직업정보교육원장과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정보화협회 평생교육원장을 맡아 바쁘게 뛰고 있었다. 여기에 영등포구 국회대로 산정빌딩에 사무실이 있는 사단법인 한국학교보건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고, 대전대 객원교수로 사회복지학을 강의한다. 교육학박사이자 사회복지사로서 대전시교육위원회 4대 의장을 지낸 그는 전국 최초, 최연소, 장애인 출신 교육위원회 의장으로 전국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중구 문화동에서 과수원집 7남매중 막내 아들로 태어난 그는 세살때 소아마비를 앓아 지금도 한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장애에 전혀 개의치 않고 목표를 향해 돌진해왔다. 그의 부모는 그를 밝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의 건강한 아들로 키운 일등공신들이다.

문화초와 동산중, 보문고와 충남대 수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시절 장애인학생들로 구성된 다크호스팀을 구성해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대전시내에 특수학급이 처음 생겼을 당시에 다크호스팀들은 고아원으로 가서 방과후 학습활동을 지도해줬다. 특히 창립자이자 회장인 그는 주야간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야학교사로 활동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의 삶이 대학때부터 시작된 셈이다. 그는 졸업후 교차로의 전신인 한밭생활정보지를 운영하다 부도가 나는 바람에 학원 강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80년대 초 세종학원에서 전국 최고의 인기 수학강사로 이름을 날린 그는 5년만에 한양학원의 최고 책임자가 되어 수백명의 강사와 수천명의 학원생을 거느린 학원 재벌이 됐다. 그가 수학으로 전국 최고의 강사가 된 이유는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르치는 특유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수학이 쉽다는 개념을 가르치니 한달에 1500명의 수강생이 몰려들만큼 대박 인기를 끌던 학원 시절이었지만 그는 학원 확장의 뜻을 접고 뜻한 바가 있어 사교육에서 공교육 교육자로의 삶을 꿈꾸게 됐다. 이후 온갖 악조건을 다 극복해내고 대전시교육위원회에 들어가 8년간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다가 2006년 대전시교육위원회 의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옷을 벗었다. 이후 그는 7년째 장애인들과 노인 등 소외된 계층의 컴퓨터 무료교육을 비롯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이들의 자활을 돕고 장애인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들이 후원금 없이 자체 예산만으로 운영되다보니 직원들이 고생하고, 노력한 만큼 대우를 해주지 못하는게 늘 미안하다는 정 본부장은 지금도 당장 정보화협회의 평생교육원이 컴퓨터를 새로운 기종으로 바꿔서 컴퓨터 교육을 해야 되는데 예산 부족으로 새 기종의 컴퓨터를 구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그래도 정 본부장은 “중증장애인 교육을 통해 자활능력을 길러주고 자격증을 취득하게 해서 평생직장에 취업하는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도록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직업정보교육원에서 70대 이상의 어르신들께 무료로 컴퓨터를 가르쳐드리는데 이 분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워하시며 당당하게 사시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기쁘다”고 했다.

정 본부장은 “장애인 직업 재활을 통해 장애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많이 해소시킬 수 있었던 활동을 통해 많은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의 귀감이 되는 삶을 살고 싶은 그는 늘 도전의식을 갖고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살아왔다. 밝고 긍정적이고 활달한 성품은 괴롭고 어려운 부분을 빨리 잊고 고민을 짧게 하려는 그의 노력에서 빚어졌다.

“생각의 관점을 바꾸면 됩니다. 고민을 짧게 하고, 즐거운 미래를 설계하고 추구하는 꿈이 있으면 어려움도 줄어드는 것입니다.”

매달 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을 받아 30명의 장애인 교육과 20명의 일반인교육을 하고 있다는 그는 “기업체의 후원 없이 사비만을 들여 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건강카페를 운영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 이용 시설을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시민의식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는 정 본부장은 “시민들이 장애인 주차장과 지하철 엘리베이터를 버젓이 이용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늘 도전하고 성취하는 삶을 추구하다보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루게 된다”며 “장애인식 계몽운동에 너나 할것 없이 앞장서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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