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아쿠아월드 소송전만 넘친다

4D영화관 유치권 판결 10월로 연기… 시설 인수자 재개장 공사 '올 스톱' 상가분양 상인 피해소송도 판결앞둬

▲ 폐업 18개월을 맞은 대전아쿠아월드 앞마당에 건축자재가 쌓인 채 방치되고 있다.

대전아쿠아월드가 폐업 18개월째를 맞아 소송만 난무할 뿐 재개장을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쿠아월드내 시설물 유치권을 주장하는 민사소송 판결이 10월 중순으로 연기돼 시설 인수자가 재개장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가분양 상인들이 경영진과 행정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형사와 민사소송까지 진행되고 있어 그야말로 물고기 없는(?) 아쿠아월드에 소송만 남았다.

지난해 2월 문닫은 대전아쿠아월드는 지금 거미줄 쳐진 폐허처럼 방치되고 있다. 아쿠아월드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대구의 한 사업가가 지난 2월 재개장 위해 수족관 등 내부시설물을 모두 뜯어낸 뒤 지금은 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아쿠아월드내 관람시설로 사용되던 건축자재는 마당에 쌓여 있고 주차빌딩 옆으로 난 길도 파헤쳐진 채 3개월 전부터 그대로 남아 있다.

이는 대전아쿠아월드 소유자인 우리EA와 시설을 인수하기로 한 사업가 손 모(67)씨 사이 본계약이 지연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사업가 손씨는 계약금 8억8000만원을 지난 2월 지불했지만, 아쿠아월드내 시설물에 대한 유치권 소송이 갑작스레 불거져 본계약이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아쿠아월드내 4D영화관을 운영하던 업체가 영상스크린 등 수억원에 달하는 각종 시설물에 대한 독자적 소유권을 주장하는 상태로 우리EA측과 명도소송을 진행중이다.

우리EA 관계자는 “지난 20일 1심 판결이 예정됐다가 10월 중순으로 연기됐다”며 “소송을 마무리해야 아쿠아월드를 새로운 인수자에게 넘길 수 있는 상태로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아쿠아월드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허위·과장 광고와 분양에 따른 책임을 묻는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대전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 대전아쿠아월드내 주차동 분양상인이 (주)대전아쿠아월드를 상대로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소송에서 분양상인들의 손을 들어줘 분양대금을 돌려줄 것을 판결했다.

또 지난 6월에는 허위·과장광고로 상가 분양대금을 받거나, 불법대출을 받은 대전아쿠아월드 전 대표와 분양대행사 대표 등이 징역 3년 등의 실형을 받았다. 분양대행사 대표 등은 법원 판결에 항고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상가 분양상인들은 대전시와 중구가 부적절한 인허가를 방조해 상인들의 피해를 키웠다며 제기한 94억원의 민사소송도 판결을 앞두고 있다. 대전아쿠아월드 인수계약자 손 씨는 “우리EA와 영화관측의 소송이 마무리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나 10월까지 기다려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설 인수인계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리모델링을 착수할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