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권 대전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
“비만수술은 단순히 미용적 치료가 아닙니다. 당뇨, 지방간 등 30여개 이상의 질병 위험에 놓인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이죠.”
국내 고도비만수술의 명의 이상권 교수가 대전 성모병원에 둥지를 틀었다. 서울성모병원 췌담도외과 분과장을 맡으며 국내에서는 황무지와 같았던 고도비만 치료분야를 닦아온 명의로 손꼽히는 그다.
이 교수가 고도비만수술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과의사는 환자들에게 해줄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아요. 절제수술의 개념에서 장기들이 못쓰게 되면 이식해주는 수술로 발전하고, 이보다 한단계 앞선 개념이 기능을 복원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기능복원 수술은 대표적으로 고도비만 수술 등 대사수술이 포함된다. 잘못된 대사 기능을 정상화 시키고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런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더욱이 비만수술이 복강경으로 이뤄지는만큼 복강경 수술 전문가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처음 비만수술을 시작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황무지였다. 비만수술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었고, 레지던트 수련중일때 조차 환자를 본일이 없었다. “의대 공부는 외국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됩니다. 외국 교과서에는 비만수술 챕터가 광범위하게 기술돼있고 이미 활성화돼있는 분야였어요.”
이 교수가 시행하는 비만수술은 위장관에 외과적으로 변화를 가해 음식의 섭취 또는 흡수를 제한, 결국 대사를 바꿔주는 방식이다. 그가 비만 대사수술을 시행하기 시작한지 10년이 됐다. 그는 2003년 국내 최초로 복강경 비만 수술을 시행했으며, 같은해 복강경 루와이 위우회술, 2004년 복강경 위밴드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비만 대사 수술 하게 되면 당뇨가 중단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의학계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국당뇨학회와 국제 당뇨 연맹 등은 '비만 대사수술이 잘 조절되지 않은 당뇨, 비만 환자 치료에서 효과가 있다'고 선언한바 있다.
이 교수에게는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 200㎏이 넘는 30대 남성 환자였다. 그는 비만으로 거동이 불편해 목발을 짚고 다녔으며,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등 비만 합병증을 갖고 있었다. 그 환자는 비만대사 수술 이후 당뇨약을 모두 끊고 혈당이 정상이 됐으며, 수면무호흡증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관절에 통증이 없어져 목발을 버리고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하게 됐고 60㎏이상의 감량 효과를 봤다. 이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에 있어서도 국내에서 단일의사가 가진 최다 케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식도가 망가진 것은 아닌데 기능적으로 역류할 경우 기능을 바꿔주는 수술로 수십년동안 고생했던 환자들이 고통속에서 벗어나며 큰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비만 분야에 대해 밝혀야 할 과제가 무궁무진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이유를 밝히고 또다른 더 좋은 치료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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