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을 연고지로 둔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가 올 시즌 3할대 승률 유지도 힘겨워하며 창단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중도일보 DB] |
●위기의 한화이글스… 올 시즌도 꼴찌 예약
“How can you not get romantic about baseball?(어찌 야구를 안 좋아하겠어?)”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에 나오는 명대사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사지만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이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말일 수도 있다. '머니볼'은 가난한 만년 하위팀을 리빌딩해 뉴욕양키스나 LA다저스 같은 부자팀과 대등한 팀으로 만든 빌리 빈 단장의 이야기다. 한화에게도 빌리 빈 단장의 마법이 필요한 건 아닐까?
한화는 2009년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매년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은 승률 3할도 힘겨워하며 최하위에 처져있어 창단 후 최악의 시즌으로 불리고 있다. 올시즌 한화의 현재까지 모습을 되짚어봤다. <편집자 주>
▲'빙하기' 맞은 독수리=한화 이글스는 올시즌 참담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8월22일 현재 94경기에서 28승1무65패 승률 3할(0.301)을 간신히 넘고 있다. 신생팀 NC에게도 10경기차 이상 뒤진 최하위(9위)다. 한화는 창단 첫해 기록한 시즌 최소 승률(0.290)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올시즌 앞두고 명장 김응용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호랑이 사단(해태)을 코치진으로 대거 합류했다. 몇 년간 최하위에 처진 팀에 '승리DNA(유전자)'를 주입 할 목적이었다. 한화는 내심 4강권을 기대하며 시즌을 시작했다.
현실은 냉혹했다. 한화는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9회말 역전패를 당하는 등 연이틀 팽팽한 접전 끝에 패하며 첫 단추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KIA와 넥센, 삼성, LG와의 3연전(넥센 1경기 우천취소)에 모두 패하며 개막전 최다연패인 13연패를 기록했다. 8월 22일 현재 한화는 선두 삼성과 무려 28.5경기차다.
▲“현진이도 없고, 찬호도 없고”… 무너진 마운드=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올시즌 한화 마운드는 완전히 붕괴됐다. 팀평균자책점이 5.47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메이저 진출)과 박찬호(은퇴), 양훈(군입대)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개막 13연패 당하는 동안 연패를 끊기 위해 무리한 투수운영을 했고 선발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후 김혁민과 바티스타, 이브랜드만이 고정선발로 등판했다. 외국인선수들은 각각 보직변경과 국내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유창식, 이태양, 송창현 등 젊은 투수들은 부담감 등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불펜진은 마무리 안승민이 개막전 블론세이브 이후 자신감을 잃었고 부진 끝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김광수, 마일영 등은 집단 부진에 빠졌고 송창식만이 나홀로 분투하며 버텼지만 무리한 등판으로 지쳐갔다. 후반기 박정진의 뒤늦은 합류로 불펜진이 안정을 찾고 있지만 타팀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어디로?=한화는 전통적으로 폭발적인 타력을 선보인 팀이었다. 올시즌도 사실 마운드보다 타선에 거는 기대가 더 컸다. 하지만 한화는 현재 팀타율 0.260으로 NC에 이어 8위를 득점, 안타, 홈런, 도루 등 타격 전반에서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반면 병살타는 102개로 1위를 기록중이다.
시즌 전 4번타자 김태균이 건재했고 2년 연속 30홈런을 친 최진행과 군제대를 마친 김태완이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진행은 시즌 초반 극도의 슬럼프로 부진을 겪었고 김태완은 공백기간을 극복 못하고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그사이 나홀로 활약하던 김태균도 집중 견제를 받으며 제몫을 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센터라인이 흔들리며 아쉬운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특히 포수진은 7명이 마스크를 쓸 정도로 불안했다.
한마디로 한화의 투수, 타자, 수비진은 불안하다. 주전 명단이 확실치 않을 만큼 팀 전력이 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다. 이를 극복할 대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구단측의 과감한 투자와 선수들을 조련하는 감독·코치·프론트의 혁신적 사고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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