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2000호 파-티에 오세요’ 중도일보 초대장 반세기만에 ‘햇빛’

‘지령 2000호 파-티에 오세요’ 중도일보 초대장 반세기만에 ‘햇빛’

  • 승인 2013-08-24 14:06
  • 신문게재 2013-09-02 11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 지령 2000호 파티 초대장
▲ 지령 2000호 파티 초대장
1957년 7월8일 중도일보가 지령 2000호를 기념해 개최한 파티의 초대장이 반세기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1일 임헌기 한밭문화마당 대전시문화재돌봄사업단장은 가로 174mm, 세로 251mm의 연한 분홍빛이 도는 갱지에 제작된 중도일보 파티 초대장을 공개했다. 초대장 발송 시기는 단기 4290년(서기 1957년) 6월27일로 적혀 있다.

초대장 문구는 ‘謹啓 端炎之際(근계 단염지제:무더운 여름철)에’라는 인사문구로 시작, 7월8일에 지령 2000호가 발행됨을 알리고, 기념식과 더불어 간단한 ‘파-티’를 열겠으니 당일 7월8일 오후 2시 대전시 대흥동 3번지 중도일보 본사 옆 ‘칠칠회관’으로 부디 참석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적고 있다. 한문이 많이 쓰인 초대문구가 당시의 언어상을 엿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임 단장은 “초대장을 고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해 구입하게 됐다”며 “어디에 어떻게 소장했었는지 정확한 출처는 모르겠지만 초대장에 철끈을 묶었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봐서 어떤 인물이나 기관이 초대장을 보관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중도일보 파티 초대장 발견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임헌기 한밭문화마당 대전시문화재돌봄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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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일보 파티 초대장 발견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임헌기 한밭문화마당 대전시문화재돌봄사업단장.







임 단장은 초대장 위 빨간색 인주자국이 선명하게 찍힌 도장에 대해선 “도장에 ‘최장규인’이라고 새겨져있는 것을 봤을 때, 최장규씨가 초대장 소장자였거나 아니면 모임이나 기관, 단체에서 초대장을 회람했을 때 확인용으로 개인 도장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단장은 “예전에는 신문이 각종 기관 사무실 앞에 벽보처럼 붙어있었기에 학창시절 거리를 오가며 중도일보를 읽은 기억이 생생하다”며 “중도일보 파티 초대장을 우연히 발견한 뒤 반가운 마음에 구입, 소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중도일보 초대장 외에도 무수히 많은 대전지역 근ㆍ현대사 자료를 수집, 소장하고 있다. 1931년에 찍은 대전시 최초의 항공사진 엽서, 대전에 있었던 일제시대 신사 사진, 1930년대 지역의 주요 관공서 건물과 전화번호 내역 등은 쉽게 구할 수 없는 희귀자료이다. 임 단장의 남다른 ‘자료 사랑’을 알기에 대전 관련 자료가 나오면 전국의 수집상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연락이 올 정도라고 한다.

한밭문화마당 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자료수집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는 임 단장은 “대전의 근현대사 관련 자료들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한 채 소멸되고 있어 아쉽다”며 “자료는 정리하지 않으면 전설이 되지만 제대로 기록하면 역사가 된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의화 기자 April@

<초대장 내용>

謹啓(근계) 端炎之際(단염지제)에

尊체大安(존체대안)하심을 仰祝不己(앙축불기)하나이다. 就悚來(취송래) 七月八日(7월8일)은 鄙紙(비지)『二千號』記念日이온바 弊社(폐사)에서는 그동안 여러분들께서 格別(격별)하신 聲援協助(성원협조)를 하여주신데 對(대)하여 深甚(심심)한 感謝(감사)를 드리는 同時(동시)에 이를 自祝(자축)하는 意味(의미)에서 左記(좌기)에 依(의)하여 記念式(기념식)과 아울러 簡單(간단)한 『파-티』를 베풀고자 하오니 公私多忙(공사다망)하실 줄로 仰料(앙료)이오나 鄙紙(비지)의 將來(장래)를 指導育成(지도육성)하여주시는 尊意(존의)에서 掃萬枉臨(소만왕림)하여 주심을 仰望(앙망)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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