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세종시로 이전할 국토연구원의 착공 재원을 확보한다는 소식도 들어 있다. 지역에서 그간 빚어진 사례를 보면 활성화의 답은 이미 다 나와 있는 셈이다. '돈' 문제만이 아닌, 이전 대상 공공기관과 정부 관련기관의 손발이 잘 맞지 않은 부분도 꼽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사업 부진을 야기한 큰 줄기는 재정 문제였다. 아산 경찰대의 이주자 택지 조성이나 진입로 개설 문제도 그렇다. 또 충북으로 이전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역시 청사와 부지 매각이 안 돼 하나같이 쩔쩔매는 모습이다. 사용 중인 부동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새 둥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계획만 세워놓고 차질을 빚는 대표적인 경우다.
결국 공사비 확보가 관건이다. 그런데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친 마당에 매각 시점까지 무한정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아쉽다. 여기에는 보유 부동산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기업이 매입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여의치 않으면 국토연구원 세종시 이전 계획에서 비친 용도변경, 아니면 자체 개발의 길을 터주는 식의 다양한 방법을 써야 할 비상한 상황이다.
특히 지금처럼 표류하는 현실에서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원래 목적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지방 발전을 지연시킨 불균형 발전 전략을 깨는 가장 선두에 세종시와 혁신도시가 있고, 공공기관 이전은 그 근간을 이룬다는 점을 상기했으면 한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매끄러워야 지역 특성화 발전과 경제 활성화의 지렛대를 삼을 수 있다. 착공된 아산 경찰수사연구원, 보령 한국중부발전, 태안 한국서부발전도 이전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차질이 없어야 한다. 국가 재편 프로젝트에 대한 부동의 의지를 보여야 더 비틀어지지 않는다. 불거진 걸림돌을 놓아둔 채 '활성화'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활성화 계획에 일단 기대를 걸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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