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부경찰서는 22일 대출 사기를 벌인 혐의로 이모(36)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전화상담과 현금인출, 대포통장 모집 등 27명은 불구속 입건했고 달아난 총책 김모(36)씨 등 11명을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대출광고 문자 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발송, 대출을 신청한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받아챙겨 78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다.
사기단은 점조직형태로 이뤄졌다. 서울총책, 대전총책, 인천총책, 부산총책 등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대전지역 총책 이씨는 지난 4월께 서구 둔산동의 한 오피스텔에 직원 6명과 상담센터를 운영해 대출사기행각을 이어갔다. 최근까지 160여명을 대상으로 대출수수료 명목으로 4억8700만원 상당을 편취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신용등급 향상, 보증료, 선이자 등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전형적인 수법이지만 돈이 필요한 서민들이 대부분 속아 넘어갔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금융권 대출이 어렵거나 급전이 필요한 서민·신용불량자들이다. 또 신한금융, NH캐피탈 등 상호를 써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며 범행을 이어갔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각종 명목으로 사기피해를 입었다. 수수료를 챙긴 뒤에는 연락이 끊겼다. 실제 한 피해자는 지난 6월 1일 6000만원 대출을 위해 700만원을 입금 후 계좌, 비밀번호까지 털려 사기단이 통장잔액 5000만원 상당을 빼가기도 했다.
이들은 '○○은행 대출팀, 3000만원 마이너스 통장 개설, 저리대출'로 문자를 발송했다. 대출문화전화가 온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1명당 1만5000~2만원을 받고 지역총책에 팔아넘기기도 했다.
전국총책은 지역총책에게 대포통장, 대포폰 등을 퀵서비스, KTX 화물운송서비스를 이용해 배달시켰다. 경찰은 대포통장을 판매한 피의자가 통장모집책에게 통장판매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대포통장에 돈을 입금한 피해자와 달아난 공범을 쫓고 있다.
김현정 중부서 수사과장은 “금융기관은 사전동의 없이는 문자발송을 하지 않는다. 대출을 빙자해 보증료를 요구하지도 않는다”며 “어떠한 명목이든 금전, 통장, 카드 등을 요구하면 대출 사기로 판단해도 된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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