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내 일원에서 만취 손님의 지갑과 휴대전화 등을 13차례에 걸쳐 훔쳐온 택시기사 김 모씨가 21일 둔산경찰서에 구속됐다. 김씨는 만취 손님의 금품을 턴 후 엉뚱한 곳에 내려주는가 하면 심지어 노상에서 취객을 대상으로 부축빼기 등 갖가지 범죄를 저질러온 것으로 드러났다.
K씨는 지난달 신탄진동에서 대리운전으로 자신의 아파트 입구까지 왔다가 이후 자신이 직접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바람에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대리운전기사와 시비가 붙었으며 결국 대리기사가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지난해 대리기사와의 다툼이 빌미가 돼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사례만도 대전에서 12건에 달하며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 7건에 달하는 등 매달 1건씩 발생한다. 대리기사들이 고객과 시비가 붙을 경우 차량을 엉뚱한 곳에 세워두고 가버리는 사례가 많으나 이때 주의할 점은 대리기사들이 고객의 음주운전을 지켜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곧바로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고객은 음주운전자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이런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 대전지방경찰청도 최근 대전권 31개 대리운전업체에게 대리기사와 고객 사이에 시비가 발생할 경우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고객의 안전을 도모할 의무가 있는 대리기사들의 그릇된 행동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고객이 술에 취했다는 것을 약점 삼아 엉뚱한 사욕을 채우려 한다면 냉정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만약 대리운전 기사가 시비 끝에 가버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질 경우 고객 역시 차에서 내려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친 음주로 판단력을 흐리는 것은 자칫 취객만을 노리는 택시에 봉변을 당할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대리기사의 횡포에 음주운전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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