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형 가전이나 고가의 제품을 찾던 것에서 작아도 실속 있고, 편리한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여기에는 불필요한 혼수품을 줄여 신혼집 마련 비용 충당이나 생활에 필요한 여유자금 확보 등이 우선 작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마다 가을 결혼시즌을 앞두고 웨딩 박람회 등 다양한 혼수상품전이 진행되고 있다. 가전제품부터 가구, 주방, 식기, 홈패션 등 예비 신혼부부들이 한 자리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함을 갖췄다.
준비할 것이 많은 예비 신혼부부들의 편리함을 더하기 위해 허니문 계획과 상담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매출은 생각보다 신통치 않다. 경기침체로 결혼을 미룬 커플이 적지 않은데다 예전처럼 과시형 구매 경향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백화점 가전매장 한 관계자는 “예비 신혼부부의 경우 예전 같으면 패키지 상품 구매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인터넷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가격대를 비교 검색한 뒤 철저하게 필요한 제품만 선택 구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혼수가전 필수품인 TV와 세탁기의 경우 무조건 싼 것만 찾는 것이 아니라 실용성과 편리성을 갖추고, 가격이 비싸지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제품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기료를 고려해 에너지 소모가 적은 제품을 주로 찾고, 특히 세탁기는 드럼보다 일반형인 '통돌이'를 찾는 예비 신혼부부가 늘고 있다.
또 1인 가구의 증가로 혼자 생활하면서 마련했던 가전이나 주방, 식기 등도 혼수로 대체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예물이나 예단 역시 다이아몬드 등 고가보다 커플링 위주로 간소하게 준비하고, 나머지 비용은 결혼 이후의 생활에 필요한 여유자금으로 대비하는 커플들도 많다.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A(31·여)씨는 “예물과 가전 등 혼수는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준비해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자금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라며 “신혼 전셋집 마련에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됐고, 내 집 장만을 하려면 지금은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만큼 절약한 혼수 비용은 비상금으로 남겨 두고, 다른 가전제품은 생활하면서 하나씩 장만해 가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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