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법형]삼(蔘) 종주지로서의 위상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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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법형]삼(蔘) 종주지로서의 위상을 생각하며

[기고]조법형 금산경찰서장

  • 승인 2013-08-21 16:39
  • 신문게재 2013-08-22 20면
  • 조법형 금산경찰서장조법형 금산경찰서장
▲ 조법형 금산경찰서장
▲ 조법형 금산경찰서장
이제 곧 가을이 오면 이 곳 인삼의 고장 금산에도 고려인삼의 추수가 시작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신비한 약초 올해의 인삼이 9월초 개최 될 인삼축제를 시작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다.

금산은 1500년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인삼농사를 시작한 개삼(開蔘)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산으로 곱게 둘러 싸여 있고 아래쪽으로는 금강이 흐르고 있어 자연재해가 없으며 토질 또한 모래와 점토가 적당히 섞여(사질양토) 있어 인삼경작지로선 천혜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그렇다보니 인삼과 약령시장이 어느 지역보다 발달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 달여 전 시장의 인삼 씨앗 값이 한말(6kg)에 예년의 2배(40만원)나 할 정도로 품귀현상이 왔고 지역에서도 누군가 씨앗을 싹쓸이 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자료를 수집하던 중 중국인과 결탁한 외지 사람들이 씨앗을 대량 구매하였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해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서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중국에 있는 총책과 결탁해 국내에서 수집책, 중간운반책, 밀반출책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다량의 고려인삼씨앗을 돈 몇 푼에 아무런 생각 없이 밀반출 해 온 것이다.

중국에는 우리와 가까운 동북3성에 넓은 땅이 있고 국내 인삼기술자들도 상당수 들어가 있어 거대한 땅에 고려인삼경작지가 생길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4~5년 안에 그 곳에서 경작된 거대한 인삼 물량이 싼값으로 국내에 밀려들어와 국내 인삼업은 초토화될 것이고 해외에 진출해 있는 고려인삼산업도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문제는 한 지역을 넘어 국가적인 문제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해 몇가지 제언을 한다.

첫째, 인삼과 같은 중요 종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매해 직접 농민에게 판매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둘째, 단속근거인 “농수산생명자원의보존ㆍ관리에관한법률”은 해당 농수산물을 국외로 밀반출했을 때 단속할 수 있다. 즉, 미수범 규정이 없어 국내에서는 단속이 곤란하다. 따라서 미수범 규정을 신설해 목적이 해외 밀반출로 인정되면 수집 현장에서 경찰이나 행정기관 특별사법경찰도 단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인삼농사에 직접 종사하는 농민, 상인, 조합 등은 종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삼종주지로서의 역사와 지역의 자존심을 가지고 거래할 때 구매자와 거래량을 기록해 인삼종자가 필요이상 대규모로 거래되는 일이 없도록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

여기에 덧붙여 금산인삼업계의 뼈를 깎는 자율적인 자정노력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금산군이 올해 조례를 개정, 부정인삼 신고포상금을 1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맞춰 인삼산업 관련 기관단체들이 대규모 자정 결의대회를 갖는 등 자율적인 자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희망적이고 고무적인 일이다.

경찰도 정부의 4대 사회악 근절 정책에 초점을 맞춰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 이 과장에서 지역경제의 중심축인 인삼산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을 배려해야 하는 고민스러운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경찰의 본연의 업무이자 지속해야 할 책무다.

불특정 다수에게 '양심을 팔아 돈'을 챙기는 부정인삼 유통업자는 반드시 근절시켜야 한다. 이는 경찰의 단속에 앞서 지역 인삼업계가 먼저 나서야 하는 일이다.

흔들림 없이 지속할 경찰의 부정인삼 유통 단속활동은 지역경제의 뿌리를 흔드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와 신뢰를 다지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인삼의 종주지 금산의 위상을 지키려는 노력이 구호에 그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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