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이우' 함께 성장하는 배움터… 대안학교 틀을 깨다

[대안학교]'이우' 함께 성장하는 배움터… 대안학교 틀을 깨다

'학교본질 구현하는 학교 만들자' 교육운동가·학부모 100명 뜻모아 매년 입학 경쟁률 두자릿수, 선발시 학생 자질 최우선 평가

  • 승인 2013-08-21 13:51
  • 신문게재 2013-08-22 13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대전교육 학교를 넘어선 학교를 꿈꾸다] 5. 국내대표 도심형 대안학교 '이우학교'

▲ 이우학교 전경
▲ 이우학교 전경
이우학교는 '학교의 본질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자'라는 신념을 가진 교육운동가, 시민과 학부모 등 100명이 공동으로 재산을 출연해 지난 2003년 소득수준 높고 교육열 높다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문을 열었다.
도전정신으로 설립된 이우학교는 '중도 탈락 학생을 위한 대안 학교'의 개념이 아니라 기존 학교와 차별화된 '가내 수공업' 형태의 교육을 지향하는 국내 대표 도심형 대안학교로 명성이 높다. 이로 인해 해마다 학생 입학 경쟁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 일명 들어가기 힘든 학교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우학교'를 고위층 자녀들만 다니는 '귀족학교'라는 선입견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이수광 교장은 “지난 2003년 개교 이후 국가 또는 지자체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지 못한 2009년까지는 등록금 많아서 이런 인식이 있었는지 모른다”며 “2010년 혁신학교 지정 이후, 일반 학교와 같은 등록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보는 국내 대표적인 도심형 대안학교 모델인 이우학교를 찾았다.


▲ 매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전체가 참여하는 뮤지컬 '한여름밤의 꿈' 공연 모습.
▲ 매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전체가 참여하는 뮤지컬 '한여름밤의 꿈' 공연 모습.
▲'더불어 사는 삶', 이우학교=대부분 대안학교는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인식을 갖는다. 그러나 이우학교는 일반 학교와 다를 바 없는 '정상 학교'다. 다만 입시위주의 판박이 공교육과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교육의 원형에 맞는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가 뭉쳐 설립된 학교인 만큼, 공부보다는 '함께 성장하는 배움'에 더 비중을 둔다.
이를 위해 이우학교는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한다. 학교 이름인 '이우(以友)'는 '벗과 함께', '벗과 더불어'라는 뜻으로 학부모와 교사, 학생 등이 수평적 관계를 이루며 긴밀히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는 학교, 나아가 '21세기의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 확산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우학교의 모태인 이우교육공동체는 소수 재력가의 재산에 의해 학교가 설립될 경우, 소수에 의한 전횡과 독단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공동 설립자 100명이 재산을 출연해 학교에 대한 사유개념을 공동으로 확대시켰다.
매년 열리는 이우교육공동체 총회에서는 이우학교 이사진을 선출하고 있다. 또한 교장 선출도 이사와 교사, 학부모 등이 민주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교장 임기는 4년으로 연임만 가능하고 교장직 이후 무조건 학교를 나가야한다는 규정을 갖고 있다. 학교내 권력이 특정 세력으로 쏠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원천봉쇄한다는 것이다.

▲ 소규모 학급으로 이뤄진 이우학교는 학생들의 수준·관심사를 반영해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 소규모 학급으로 이뤄진 이우학교는 학생들의 수준·관심사를 반영해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왜, 잘사는 분당에서 개교했나=청주 양업고, 금산 간디학교 등 대부분 대안학교는 농촌지역에서 자리잡고 있다. 반면, 이우학교가 위치한 경기도 분당은 '소득 수준 높고 사교육이 발달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는 지역이다.
이우학교는 대다수 학생들이 도시에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도심에 대안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국내 대표적인 중상층이 모여 산다는 분당에 둥지를 틀었다. 또한 대부분 대안학교가 농촌에 있다보니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부작용도 있다는 점을 감안, 가정에서 통학할 수 있는 거리인 도심에서 문을 연 것이다.
이로인해 통학이 가능한 분당이나 수원, 과천, 안양 등 통학 1시간 거리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만 입학이 가능하다.

▲교육과정의 다양화, 특성화=학급의 규모는 20명으로 제한하고, '확대 가족'과 같은 학교를 지향하고 있다. 중학교 과정 3학급씩, 고등학교 과정은 4학급씩 총 21학급 420명 규모로 학생들의 수준, 관심사, 학교철학을 반영한 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철학을 정규과목으로 선택, 학생들에게 인성을 넘어서 자기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자아성찰의 기회를 주고 있다.
철학교과서 집필자인 이수광 교장은 “철학수업시간에는 일반 교과과목을 잘하는 학생보다 뒤처진 학생들이 활발하게 수업에 참여한다”며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학생들한데 가장 절실한 문제들을 철학사상과 결부해 함께 이야기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일부 교과 무학년제 운영을 비롯해 학생부진 학생에 대한 학습 돌봄, 개방적 학습네트워크, 농촌봉사활동, 인문학 교육 등 기존 학교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구축하고 있다.
전체 교사는 연 1회 이상 수업 공개와 연구회 활동이 필수로 학부모와 외부교사들에게도 수업 공개를 확대하고 있다. 학부모회와 공동으로 인문학 강좌, 도서관 포럼, 학부모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적인 학교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인권환경주간, 예술주간 등 학생자치 활동과 학생 기획프로젝트 개발 등으로 학생들이 학교의 주인으로 적극 활동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고 있다.
해마다 고등학교 1 학생 80명 전체가 참여하는 뮤지컬 '한여름밤의 꿈'을 기획, '불협화음 속에서 너를 키운다'는 교육 지침속에서 학생들간의 단합을 이끌어 내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동아시아 평화'라는 주제 아래 9박 10일동안 필리핀과 베트남, 일본 등으로 해외 통합기행을 실시하고 있다.

▲ 다양한 체육활동을 통해 우정을 다지는 학생들.
▲ 다양한 체육활동을 통해 우정을 다지는 학생들.
▲높은 입학 경쟁률을 뚫는 비결, 학생 자질과 학부모의 철학=2010년 혁신학교 지정이후 중학교의 경우, 무상 교육으로 등록금이 없고 고등학교도 일반 고교와 같은 등록금 수준으로 경쟁률은 해마다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입학 경쟁률이 높다. 이우학교는 모집 대상이 학교 부적응아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의 자질을 우선시한다고 이수광 교장은 설명했다.
학생 선발은 서류 심사, 캠핑, 학생 면접, 학부모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학교에 대한 이해도, 학생 자신의 자질, 학부모의 철할 등을 심층 면접을 통해 평가되는 셈이다.
이 교장은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한 몫을 해낼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우선적으로 선발한다”며 “특히 부모가 어떤 철학과 방법으로 아이를 길러 왔으며, 아이에 대한 기대 사항은 무엇인가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다”고 했다.
경기도 성남=배문숙 기자 moons@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