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 브랜드는 몰락하고 있는 뉴욕 경제를 살리겠다는 뉴욕시의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으며, 시민들 사이에서 캠페인처럼 퍼져나간 것이 오늘날의 세계적인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경남 통영시에 가면 꼭 가야 하는 '필수코스'로 지목되는 곳이 있다.
바로 동피랑 마을이다. 동쪽 절벽 이라는 의미의 마을로 쉽게 말해 절벽 판자촌 마을이다. 방 한칸의 쪽방들이 모여있고, 나이많고 병든 노인들이 거주하던 곳이다. 높은 지형에 바다가 내려다 보이다 보니 고가의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세워졌고, 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 지역의 시민단체와 주민, 언론 등이 나서 이를 저지했다. 힘없고 병든 노인들이 길거리로 나앉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곳을 아름답게 바꾸겠다는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벽화 공모 대회를 개최하고, 폐가를 단체가 사들여 작가들의 레지던스로 활용하는 등 각종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의 동피랑은 하루 3000여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고, 통영의 음악과 미술,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관광지로 변모해 있다. 이들 두지역의 공통점은 지역을 사랑하는 지역사람들의 노력에서 이같은 기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대전은 지난달 염홍철 시장이 독일 드레스덴 방문이후 '대전다움'을 통한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했다.
대전필 만들기 전략으로 상징색을 공모·지정하고, 대전시민 애칭을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시색이 방문자에게 이미지이고 시민들에게 정서적인 동질감을 부여할 수 있는 만큼 시민공모를 통해 상징색을 선정해 공공시설 중심으로 활용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일부 대전필 만들기에 대해 비판의 시각도 흘러나왔다. 이미 만들어진 상징색이 있지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기존의 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자치단체의 잘못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대목에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관심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시민들이 애향심을 갖고 우리 지역의 상징색은 무엇이고, 상징 지역은 어디인지 자부심을 마음속에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전자 입장에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무관심은 악순환이 될 수 밖에 없다. 구경꾼처럼 끼고 있는 팔장을 풀자.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자부심을 갖고 내가 만들어야 아름답다.
김민영·행정자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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