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곡선]당신은 지금 어느 지역에 살고 있습니까?

  • 오피니언
  • 청풍명월

[직선곡선]당신은 지금 어느 지역에 살고 있습니까?

김민영 행정자치부 차장

  • 승인 2013-08-19 14:10
  • 신문게재 2013-08-20 21면
  • 김민영김민영
미국 뉴욕을 여행하고 오면 누구나 사오는 기념품이 하나 있다. '아이러브 뉴욕(I Love New York)'로고가 새겨져 있는 기념품들이다. 우산, 티셔츠, 볼펜, 속옷 할 것 없이 '이런것도 만들어내나'실소하게 하는 다양한 기념품이 있다. 여행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뉴욕 방문 기념으로 이 로고가 새겨진 제품을 꼭 구입해 온다. 뉴욕시내 어디를 가나 관련 기념품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고, 구입이 가능하다.

이 도시 브랜드는 몰락하고 있는 뉴욕 경제를 살리겠다는 뉴욕시의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으며, 시민들 사이에서 캠페인처럼 퍼져나간 것이 오늘날의 세계적인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경남 통영시에 가면 꼭 가야 하는 '필수코스'로 지목되는 곳이 있다.

바로 동피랑 마을이다. 동쪽 절벽 이라는 의미의 마을로 쉽게 말해 절벽 판자촌 마을이다. 방 한칸의 쪽방들이 모여있고, 나이많고 병든 노인들이 거주하던 곳이다. 높은 지형에 바다가 내려다 보이다 보니 고가의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세워졌고, 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 지역의 시민단체와 주민, 언론 등이 나서 이를 저지했다. 힘없고 병든 노인들이 길거리로 나앉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이곳을 아름답게 바꾸겠다는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벽화 공모 대회를 개최하고, 폐가를 단체가 사들여 작가들의 레지던스로 활용하는 등 각종 노력을 기울였다. 지금의 동피랑은 하루 3000여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고, 통영의 음악과 미술,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관광지로 변모해 있다. 이들 두지역의 공통점은 지역을 사랑하는 지역사람들의 노력에서 이같은 기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대전은 지난달 염홍철 시장이 독일 드레스덴 방문이후 '대전다움'을 통한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했다.

대전필 만들기 전략으로 상징색을 공모·지정하고, 대전시민 애칭을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시색이 방문자에게 이미지이고 시민들에게 정서적인 동질감을 부여할 수 있는 만큼 시민공모를 통해 상징색을 선정해 공공시설 중심으로 활용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일부 대전필 만들기에 대해 비판의 시각도 흘러나왔다. 이미 만들어진 상징색이 있지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기존의 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자치단체의 잘못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대목에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관심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시민들이 애향심을 갖고 우리 지역의 상징색은 무엇이고, 상징 지역은 어디인지 자부심을 마음속에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전자 입장에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무관심은 악순환이 될 수 밖에 없다. 구경꾼처럼 끼고 있는 팔장을 풀자.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자부심을 갖고 내가 만들어야 아름답다.

김민영·행정자치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