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정부는 6억원 이하의 주택을 대상으로 취득세율을 1%로 영구인하키로 잠정적으로 확정했다.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의 주택과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도 각각 2%, 3%의 취득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당초 9억원 이하 주택과 9억원 초과 주택이 2%, 4%씩이었던 만큼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1%의 세율 혜택도 눈에 띈다.
이번 취득세 영구 인하방침에 대해 부동산업계에서는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6월까지 취득세 인하 혜택이 적용된 뒤 종료되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계는 정부의 세율 혜택을 통한 부동산 거래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오기도 했다.
한 지역의 공인중개사는 “대전의 경우, 사실 상 매매가 되지 않아 주택매매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어느 정도 매매가 진행된다면 전반적인 지역 부동산 시장도 정상화될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한시적 인하 혜택을 보였던 정부 정책의 패턴이 아닌, 영구 인하 형식의 이번 취득세 인하 대책이 기존의 거래량을 급속도로 늘릴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눈초리도 포착된다.
취득세율 인하가 지역에서는 대부분의 아파트에 적용되기 때문에 당장 거래를 해야 할 메리트를 찾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취득세 부담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가계경제가 나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구입했을 시 추가로 발생하는 금융부담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없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시민 박주민(37)씨는 “내집을 마련하는 좋은 기회라며 다양한 정부의 대책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그 이후를 생각하면 쉽게 주택을 매입하기가 겁난다”며 “대부분 규모는 다르겠지만 대출을 받아야 할 텐데 부동산 거래는 많아지겠지만 국민의 빚은 더 늘어나도록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지역의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거래 활성화의 경우, 시장이 전체적으로 건강하게 변해야 효과가 크다”며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이 큰 틀에서는 거래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지만 향후 재산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중으로 취득세 영구 인하 방안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 다음달 정기국회에 지방세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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