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계룡산국립공원 일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계룡산 계곡마다 쓰레기가 난립하는 등 불법 행위가 만연하고 있다.
지난 17일 계룡산국립공원 동월계곡에는 수많은 피서 인파가 몰려들었다. 인파만큼 계곡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와 빈 소주병들도 쉽게 발견됐다. 피서객과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것이다.
계곡 한켠에서는 한 일행들이 삼겹살 등을 구워먹는 모습도 목격됐다. 또 계곡 내 바위마다 버려진 각종 음식 쓰레기들도 끼여 있었다.
심지어는 계곡으로 음식물을 배달시켜 먹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인근 식당에서 배달을 나온 중년 여성이 주문자를 찾아 헤매는 모습도 보였다.
한 여성은 “계곡에서 주문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오후에만 여러번 배달 나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동학사 계곡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곳곳에서 쓰레기가 담긴 검은 비닐봉지들이 잇따라 발견됐다. 산 내부인 취사 행위는 없는 듯 했지만, 한 남성은 버젓이 담배를 피웠다.
계룡산 동학사 지구 탐방로 입구도 마찬가지. 식당 뒤편 계곡에서 음식을 먹으며 술잔을 나누는 피서객들이 수업이 보였다. 여기에서 발생한 각종 음식물 등으로 하류 쪽 계곡물은 탁해진 상태였다.
이에 등산객 김모(29)씨는 “산천의 아름다움을 즐기러 왔으면, 자연 본 모습 그대로 잘 보존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며 “계곡내 물놀이(수영)와 취사행위, 흡연, 오물 투기 등 불법 행위가 만연하면서 눈살을 찌푸린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 2.9t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이달에는 더 많은 쓰레기가 수거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에는 휴가자가 밀집하고, 연일 폭염이 계속되면서 더 많은 피서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측은 쓰레기 투기 등 불법 행위에 10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해마다 적발되면서도 실종된 시민 의식에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공원 내 취사행위와 흡연 등에 대한 단속과 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넓은 국립공원 전역을 모두 동시에 관리ㆍ감독하기에는 인력 등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이용하려면 자연을 소중히 대해야 한다”면서 “가져온 쓰레기는 모두 되 가져가고, 공원 내 취사행위와 흡연 등은 금지된 만큼, 적극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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