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 특수학교, 폭력입증 못하고 담임박탈 권고 논란

체벌 의혹… “교권침해” VS “교육환경 고려”

대전의 한 특수학교가 제자에 대한 교사의 폭력행사 여부를 입증하지 못한 채 담임직 박탈을 권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교사는 교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학교 측은 학부모 요구와 교육적 환경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해당 교사와 학교에 따르면 A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B학생이 지난 5월 말께 자신의 몸에 생긴 멍을 A교사로부터 폭력을 당해 생긴 것이라며 부모에게 주장했다.

B학생 부모로부터 이를 전해 들은 학교는 7월 30일 학교폭력 대책 자치위원회를 열었다.

해당 교사와 B학생 부모 진술을 청취한 학폭위는 A교사가 B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한 여부를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A교사에게 '주의' 처분을 하고 담임직 박탈을 권고했다.

학폭위는 A 교사에 보낸 조치사항 통보서에서 “교사의 체벌사항은 판정할 수 없으나 학생 보호 및 교육과정 원활한 수행을 위해 담임 교체를 학교장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교사는 “절대 B학생을 때린 사실이 없는데도 학교 측이 부당한 결정을 내리면서 교직사회에서 폭력교사로 낙인찍혔다”며 “이는 명백한 교권 침해로 곧 시작될 2학기부터 어떻게 교단에 설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22년간 특수교육 교원으로 지내면서 성실히 학생들을 지도해 왔는데 이번 일이 불거지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어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도 할 말이 많다.

이 학교 교장은 “A교사 폭력 행사 부분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B학생 부모가 담임교체를 강력히 원하고 있는데다가 평소 A교사의 평판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알고 있으며, 담임직 박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학폭위에 참석한 다른 관계자는 “교사와 학생 간 향후 교육적 환경을 고려해 담임교체 권고를 한 것이 잘못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