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충남도와 국회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피해대책특별위원회(이하 유류특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삼성중공업측이 유류특위에 제출한 보상액은 당초 제시한 2500억원 보다 약간 상향된 수준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주민들이 요구했던 5000억원에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유류특위 관계자의 언급을 보면, 삼성중공업측에서 제시한 금액은 3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처럼 삼성측에서 제시한 지원액이 기대치 보다 부족하다 보니 피해주민들은 그저 답답하다는 심정이다.
태안에 거주하는 박모 (65)씨는 “그동안 유류특위를 구성하고, 주민들과 함께 많은 일들을 해왔지만 그 모든 것이 헛수고로 돌아가는 것 같다”며 “법적인 근거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측에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의 극복 기념관 건립 역시 걱정거리 중 하나다. 아직까지 유류피해 극복기념관 토목 및 건축공사비 95억원에 대한 국비지원 확보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한 타당성은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지만 사업 규모와 유사사례에 따라 국비 지원액의 수준을 수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도 현재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추진중인 기념과 설립 관련 용역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잘 밝히지 않으려 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정재판에 대한 이의소송 역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측의 반대가 심해져 향후 분쟁으로 갈 위험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삼성측에서 정식으로 사과를 하고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유류피해 극복기념관의 경우 지속적으로 정부 각 부처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지만 잘 알려주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유류특위 여야 의원들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삼성그룹 본사를 방문, 삼성측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과 이건희 회장에게 그룹 차원의 책임이행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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