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일본에서는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정치인들의 망언이 연일 기사를 장식한다. 총리의 일본군 진혼곡 같다는 8·15 기념사도 화젯거리다. 유럽의 축구장에서 독일이 나치의 깃발을 흔들었다면 아마도 난리가 나고도 남을 일이지만 나치를 닮고 싶다는 그들은 한·일전에서도 욱일승천기를 흔들어 댄다. 한편, 후쿠시마의 방사능은 전혀 통제되지 못한 채 사고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다와 대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여파로 일본 동쪽해안은 물론 태평양의 상당부분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사능 분진의 경우 지구의 자전으로 바람이 태평양 방향으로 불어주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지난 2년은 지구를 한 바퀴 돌기에 충분하고 남는 시간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사능에 대한 노출을 우려해서 엑스레이도 자주 찍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데 일본에서는 방사능의 위험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고 있는 것 같다. 그 나머지 일본사람들의 망언도 비슷한 범주에 속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대선이 끝나고 나서 50 대 이상의 투표율이 너무 높았던 것을 주요한 패배의 원인으로 꼽는 이들이 있었다. 일부는 70대 이상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말아야 하며 나아가서 무료 대중 교통의 혜택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우리는 모두 나이를 먹는다. 이 패륜에 가까운 표현은 선거 패배의 울분으로만 보기에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시청 앞에서는 국정원 사건을 놓고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야당지도자는 정부가 불통이라서 촛불을 들었다고 한다. 광우병 사건 때 촛불의 힘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선불복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집회를 참가하는 자도 지켜 보는 자도 피곤한 것 같다.
아이러니 한 것은 위 세 가지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를 빙자한 정치적 꼼수. 국가나 사회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선거에서 이기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역설이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든 평가될 것이다. 정치인들은 역사 속에 자신들의 이름을 남겨야 하는 부담을 책임져야 한다. 그나마 우리 나라에서는 정치인들이 해야 할 말을 못하고 있는 일본이나 미국 보다는 사정이 나은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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