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공인중개업소 인증 업소 54개소=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실시된 공인중개업소 인증제도를 통해 인증업소로 선정된 중개사무소는 현재 54개소에 달한다. 대전시는 부동산 중개업 서비스 인증제도에 대해 행정기관의 강제 활동이 아니라, 바람직한 표준모델을 제시하고 업계 스스로 표준모델에 맞도록 자발적인 활동을 전개해 서비스의 고도화를 실현하고 시민의 부동산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와 소비자대전시민모임, 중개사협회와 공동으로 인증기준을 공고한 뒤 희망자에 한해 인증신청을 접수받아 부동산관련 대학교수, 소비자단체대표 등 심사위원을 구성해 인증업소를 선정해왔다. 이와 관련된 유사한 제도로 서울시를 비롯해 충북도, 경남도에서도 모범중개업소를 지정ㆍ운영 중이다.
이런 가운데 대전시 인증제도의 심사 기준을 살펴보면 4개 분야 21개 항목에 대해 해당 공인중개사무소를 평가해왔다.
모두 100점을 기준으로 인증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가점 및 감점을 실시하지만 선정심사위원들이 결정하게 된다. 인증(심사) 방법도 모두 3차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올해부터 유명무실해진 인증제도=대전시의 이 같은 인증제도는 올해부터는 보류상태로 현재 지정된 인증업소 역시 지난해까지 공고해 선정된 업소다. 신뢰를 얻고 거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던 인증제도가 올해부터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데는 공인중개사협회 차원에서의 반대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시지부는 공식적으로 인증제도에 대해 반대의견을 제기했다.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반발이 거세진 것이다.
우선 대전시에서 최초로 적용한 인증제도가 문제가 됐다. 이미 시험에 합격한 공인중개사들에 대한 이중심사라는 논란이 빚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증을 하더라도 인증된 업소에서의 중개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전시가 이를 책임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중개업계의 비난이 끊이질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대전시가 심사 기준으로 내놓은 조항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항목 가운데 허위매물광고의 경우, 온라인 광고에 대해 허위매물 여부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가 없는 이상 정확하게 가려질 수 없는 부분이다.
또 총 거래실적 여부에 따라 거래의 투명성을 따지는 항목은 최근과 같은 부동산시장 침체기 속에서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게다가 이 같은 조항에 대한 심사는 인증심사를 신청한 업소에 대해서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형평성이 없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현재 대전지역에 공인중개사협회 회원으로 등록된 공인중개사는 2570명에 달하기 때문에 3년동안 인증된 업소는 2.1%에 그친 수준이다. 한 지역의 공인중개사는 “대전시가 모범음식점에 비유를 하지만 이는 모범 음식점의 개념과 다르다”며 “모범이 되고 신뢰를 줄 수 있는 업소를 선정하려면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게 맞지 신청업체만 점검해서 인증을 해주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중개업소 구분은 필요해=인증제도의 경우,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필요한 제도다.
부동산 중개를 공인중개사에게 의뢰했지만 자칫 중개사고나 거래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목돈을 잃거나 큰 피해를 입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합리적인 공인중개사 판별법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협회를 중심으로 한 자정활동이 제대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합리적인 벌점제도 등을 통해 스스로 불법을 저지르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
이와 함께 수요자들도 공감이 갈 수 있는 합리적인 공인중개사 판별 항목에 대한 마련 및 공개가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수요자는 “모범 또는 인증이 된 중개업소에 대한 선정 항목 등이 수요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한다면 그 제도 자체는 무용지물”이라며 “시민들이 부동산 중개를 할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인중개업소가 많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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