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에 돌입하려면 우선 개성공단 내 공장 설비 점검 등 재정비가 시급하다. 피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투자해 진출한 지역 기업의 재정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기계 노후화를 비롯해 손해 및 손실에 대한 배·보상도 현안이 됐다. 생산품목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하반기 제품 생산과 판매가 가능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입주기업 전부에 해당되겠지만 충청 소재 업체들도 공단 잠정 폐쇄 이후 장비의 이상 유무조차 파악이 안 된 상태다. 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대전충남중소기업청,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15일 입주기업 대표들은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지역 입주기업 입장에서는 정상화 합의가 이미 기대 이상의 성과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지난달 대전에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설명회에서는 정부와 기업의 손발이 안 맞는다는 불평이 나왔다. 기업들이 주문한 '제대로 된 대응'은 녹슨 설비를 점검해 생산에 돌입하고 생산라인을 추가 확보하는 전 과정에서 필요하다.
개성공단과 정치적 문제는 따로 접근하는 게 맞다. 그럼에도 공단 존립이 남북관계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무척 중요하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재발방지, 국제적 수준의 기업 활동 여건 보장까지 남북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할 일이 많다. 정상가동 합의는 정상화의 시작일 뿐이다. 특히 투자규모를 떠나 지역 입주기업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절실할 때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정상화를 넘어 공단 정상 운영과 신변 안전 보장, 투자 자산 보호, 특히 국제화 합의까지 실천해 남북관계는 발전지향적으로 가야 한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15일 박근혜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도 밝힌 “남북관계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상생의 새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되는 분기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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