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대표인데 휴대폰 교체좀… ' 친구이름 빌려 휴대폰 126개 개통

20대 휴학생, 게임상품 구입위해 되팔아

인터넷 게임 상품을 사기 위해 친구들의 명의로 100개가 넘는 휴대전화를 개설해 이를 판매한 휴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중부경찰서 경제2팀은 이모(25)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해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 정모(37)씨가 운영하는 대전 중구 은행동의 대리점에서, “W대 관광학과를 다니고 있고, 과대표인데 학교에서 지원금이 나와 학생들이 한꺼번에 휴대폰을 교체한다”며 친구들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설해 건네받은 혐의다.

이씨는 이런 수법으로 3개월 동안 30회에 걸쳐 이 대리점에서만 모두 126개, 시가로만 1억1100만원 상당의 신규 휴대전화를 개설해 받은 혐의다.

대리점 방문에 앞서, 이씨는 대학 친구들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사례금을 주겠다. 휴대전화를 곧바로 이전하면 아무런 피해도 없다”고 속여 126명으로부터 명의를 빌렸다. 의심을 피하기 위해 1인당 20만~25만원의 사례금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사람을 소개해준 친구들에게도 소개비까지 20만원씩 줬다. 사례금은 휴대전화를 판매한 수익으로 지급했다.

대리점에서 휴대전화를 받은 이씨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유통업자에게 대당 50만~60여만원에 받고 판매해 사례금을 제외하고 6000여만원에 가까운 수입을 챙겼다.

수익금은 대출금을 갚거나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상품구입 및 게임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가 판매한 휴대전화를 산 유통업자를 대상으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게임에 중독돼 게임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저지른 범행으로, 인터넷 게임 중독의 병폐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