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기업 납품대금 속앓이… 일부업체 부도위기까지

결제지연에 자금운용 타격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일부 중소기업들이 납품 후 대금 회수를 하지 못해 울상이다. 이들 중소기업은 대금 회수를 하지 못해 자금운용에 큰 타격을 받는 등 부도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대전상공회의소와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물건 납품 후 대금 결제가 지연되거나 이자 및 어음할인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기업들이 물건을 납품받고도 대금을 원활히 지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중소기업은 대금 회수 지연으로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업계에 소문이 이상하게 퍼질 경우 회사 이미지는 물론 앞으로 납품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손 놓고 대금결제가 이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실제 디자인 업체를 운영하는 A사는 납품 후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법을 찾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A기업 대표는 “디자인 업종의 경우 물품 납품 후 결제가 이루어지다 보니 기업이 대금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일부 업체는 대금을 주지 않으려고 디자인을 가지고 트집을 잡는 등 결제대금을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제품을 납품하고도 받지 못한 대금이 몇천만원에 이르고 있다”며 “대금 회수가 어려워지다 보니 부도위기까지 놓인 적이 있다. 이후 특정 기업을 제외하고는 외상 거래를 자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상거래를 하는 영세업체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많은 영세업체들은 외상거래를 통해 납품 후 대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경기불황이 깊어지면서 거래처들이 외상거래보다 선결제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덕구 비래동에서 의료제조ㆍ유통업 운영하는 B업체 대표는 “그동안 어음 또는 외상거래를 해왔지만, 거래처에서 선 결제를 요구해 그렇게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도 원활한 자금운용을 위해 거래처에 선결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간 거래에서 갑을 관계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갑이 요구하는 조건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어음결제기간을 30일로 정했지만 60일이 지나도 결제를 해주지 않고 그에 대한 어음할인료 등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때문에 작은 영세업체는 대금결제 등에 똑같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