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호 대전개발위원회 사무처장·행정학박사 |
박근혜정부가 출범하고서도 부지매입비 부담 문제로 과학벨트 추진이 지지부진하던 와중에 박근혜정부의 핵심정책인 창조경제 전진기지 조성과 맞물려 40년간 투자해왔고 경제발전의 동력이었던 대덕연구단지와 과학벨트를 연계한 새로운 개념의 과학벨트 조성방안을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시해 왔다. 대전시는 지역에 유리한 몇가지 조건을 붙여서 받아들였다. 그 후 후속조치로 미래부와 대전시가 7월3일에는 MOU를 체결하고 7월 26일은 미래부와 대전시가 공동으로 '대덕특구 창조경제전진기지 기획위원회'를 열고 본격적인 실천방안에 들어갔다.
지금은 과학벨트 수정안에 대한 정책결정이 끝나고 정책집행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절차문제, 축소의구심 등을 문제삼아 과학벨트 원안 추진을 주장하고 수정안 저지 행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물론 원안을 주장하는 것도 일리는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집행과정에서 그 의견을 존중해 주고 반영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정책이 결정되고 정책을 집행하는 단계에서 단순히 축소의구심 또는 절차상 완벽하지 못하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원안을 주장하는 것은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지않는다.
과학벨트 수정안의 핵심은 당초 둔곡지구에 건설되려던 기초과학연구원의 엑스포과학공원 입지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사업 때문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과학계의 절실한 요구와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진 결정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 대전은 20년간 방치되어 약 1000억원의 재정을 삼켜온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문제가 대전시민의 재정을 투자하지 않고 일소에 해결하는 기회를 덤으로 얻었을 뿐이다.
더군다나 기초과학연구원이 조성될려고 했던 둔곡지구에는 대전시가 절실하게 필요로하는 첨단산업단지를 확보하게 되었고, 산업단지가 들어섬으로써 지역경제발전은 물론 주변에 자연스레 정주여건을 조성하게되어 신동둔곡지구가 시민들과 동떨어진 외로운 섬으로 전락되는 우려를 방지하게 될 수 있다.
이제까지는 대덕연구단지만을 가지고 과학도시라고 자랑해 왔다.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과학도시로 재탄생하는 기회를 잡았다. 세계 유수의 과학자를 유치하고 기초과학의 뿌리를 내려줄 기초과학연구원이 변두리가 아닌 도심 중심에서 시민들과 함께 있게 되었다. 그 주변에는 30여개 국책연구기관들이 있고 그 옆에는 중이온기속기가 있지 않은가! 과학도시로 재탄생된다면 시민의 자부심과 대전의 브랜드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것이다.
필자는 요즘 대전시민대학에서 운영하는 합창교실에 다니고 있다. 연령은 20대에서 80대 등 다양한 계층의 20여명이 모여 정수라의 '아름다운 강산'을 배우고 있다. 합창에서 중요한 것은 각자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결국은 하나가 되는 '하모니'라는 것을 배웠다. 과학벨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세계적인 과학도시로 재탄생하기 위해서 이제 필요한 것은 각자의 목소리인 정쟁(政爭)이 아니라 시민 합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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