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 시행으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총에 따르면 유치원(幼稚園) 명칭은 1897년 일본이 부산에 체류하고 있던 일본인 자녀를 교육하기 위한 기관을 이같이 붙인 데서 유래했다. 독일식 유치원 표기인 'Kindergarten'(어린이들의 정원)을 일본식 조어 방식에 맞게 '유치원'으로 사용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또 졸업식 때 종종 등장하는 학교장의 회고사(誨告辭)와 훈화(訓話)는 물론이고 학년 말 평가라는 의미인 사정회(査定會) 역시 일본식 표현이다.
일부 중고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짧은 두발,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이는 조회 등도 일제 군국식 문화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교육계뿐만 아니다.
무심코 사용하는 일본어 발음도 일상생활에서 여전히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강, 하천 등 물가의 가장자리 또는 둔덕진 곳을 뜻하는 둔치를 일본식으로 고수부지로 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손톱깎기를 스메끼리(つめきり)라 부르거나 두목을 오야붕(おやぶん), 젓가락을 와리바시(わりばし)로 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남녀노소 즐기는 체육 활동인 당구에서도 동호인들은 일본어를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 히네루(회전주기), 니꾸(두번 치기), 히끼(끌어치기), 오시(밀어치기) 등은 모두 일본식 발음으로 우리말 사용을 권장해야 한다.
광복단체에선 이같은 세태를 매우 우려하면서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광복회 대전·충남연합회 윤석경 지부장은 “광복 68주년 더구나 아베 총리가 한일 관계에 대해 망언을 쏟아내고 있는 요즘 한국인들이 무심코 일본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정부차원에서 일본어 사용 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시행해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정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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