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 근로자에 저금리 융자

근로복지공단, 3%로 생계비 지원… 명절 전 신청 가장많아

#1. 대덕구 대덕산업단지 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최모 씨는 최근 사업장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한 달간 임금을 받지 못했다.

매달 월급을 통해 교육비와 공과금, 생활비 등으로 빠듯한 가계 살림을 꾸려나가는 최씨에게 임금체불은 생활에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명절이 다가오면서 더욱 빠듯해진 가계 때문에 고민하던 최씨는 은행권의 신용대출을 고려했지만, 4~5%대 이자가 부담돼 이마저 싶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근로복지공단의 '임금체불생계비융자지원'제도를 통해 3%의 낮은 금리로 융자를 받으면서 한시름 놓게 됐다.

대내외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일부 기업들이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해 근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근로자들은 임금이 체불되면서 가계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 추석 명절이 다가와 이중고를 겪는 등 큰 부담을 안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같은 근로자들의 가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개월 이상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해 생계비융자를 지원해 주고 있다.

13일 근로복지공단 대전지역본부와 유성지사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대전, 논산, 공주, 계룡, 세종 지역의 해당 사업장 소속 근로자가 신청한 체불임금생계비는 69명, 3억3620만원을 지원했다.

2011년 112명, 4억9510만원을 지원한 임금체불생계비융자지원은 2012년 106명, 4억2810만원을 지원해 최근 3년간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임금체불생계비융자지원 신청 근로자들은 평상시보다 명절이 다가오는 달에 가장 많은 융자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에도 설날 전달인 1월 19건 7170만원, 추석 전달인 8월 12건, 8590만원이 지원돼 전체 평균 46%가 이 기간에 융자를 신청했다.

2월에는 10건, 3740만원, 3월 4건, 1470만원, 4월 8건, 3900만원, 5월 5건, 1610만원, 6월 2건 1310만원, 7월 9건 5830만원이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기름값과 내수부진 등으로 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근로자들의 임금 또한 체불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같다”며 “명절이 가까워 지면서 문의와 함께 융자를 지원하는 근로자가 평상시 보다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이 지원하는 임금체불생계비융자는 임금체불 근로자가 생활안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융자해 주는 제도로 신청자격은 융자신청일 이전 1년 동안 1개월분 이상 임금이 체불되고 연간소득액(배우자 합산) 4000만원 이하인 근로자에게 지원하고 있다.

융자 한도는 1000만원 내의 범위에서 지원되며, 연 3%, 1년 거치 3년 균등분활상환이다.

박병주 기자 can7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