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말복을 시작으로 올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연일 찜통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전력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14일까지 3일간 공공기관과 민간부문에 걸쳐 강도 높은 절전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힘에 따라, 정부 기관의 에어컨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로 공무원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국무조정실 및 세종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최악의 전력난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공기관의 냉방기 사용을 모두 금지하는 강도 높은 절전대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의 경우 실내조명을 모두 끄고, 전력수요가 많은 오후 2~6시에는 비상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다.
실제 세종청사 내 행정기관의 경우 이날 에어컨과 실내 전등을 모두 끈 상태에서 밖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통해 업무에 임했다.
국무조정실 한 사무관은 “계속되는 무더위로 인해 전력난이 예고됨에 따라 정부와 산업계가 모두 고강도 절전대책을 내놓으면서, 정부 부처도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고 있다”며 “사무실에 있으면 등에 땀이 줄줄 흐른다. 대부분 공무원들이 선풍기로 여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세종청사는 건물 외관이 전면유리로 조성돼 있어, 많은 공무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건물 외벽 전면유리의 경우 외관상 보기는 좋지만, 한여름 열투과가 잘돼 실내온도가 쉽게 오르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종청사는 벽이 모두 유리로 돼 있어 햇빛이 잘 들어온다”며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는 상태에서 사무실 찜통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고 불평했다.
세종청사의 경우 여름철 정부의 전력난 대비 에너지 절약정책의 시행에 따라, 에어컨을 맘껏 틀지 못한다. 여기에 정부청사는 여름철 실내온도를 26 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무더위 속에서 업무를 보는 실정이다.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의 고강도 절전대책에 일각에서는 반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역 공공기관의 한 공무원은 “최근 사무실 온도가 30를 넘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피로도는 더욱 가중되고, 업무효율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면서 “공무원들의 에너지 절약도 중요하지만, 업무효율을 위해 최소한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안전행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시·도 부단체장 회의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별 비상연락망을 점검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긴급절전 협조를 요청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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