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추적 내리는 비도, 검은 하늘을 가른 번개도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를 막지 못했다. 오히려 선수 소개가 이어질 때 우산을 쓰는 동작을 취하면서 여유를 부렸고, 당연하다는 듯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홈페이지를 통해 “스타트 총성이 울리기 전 내리친 번개는 그저 볼트를 위한 특수 효과였을 뿐”이라면서 “비가 계속 내리자 볼트는 우산을 쓰는 마임을 했다. 날씨도 볼트를 막지 못했다”고 볼트의 100m 우승 소식을 전했다.
9초77. 비로 인해 미끄러웠던 트랙 탓에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세웠던 세계기록 9초58을 깨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볼트가 찍은 9초77은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이자, 러시아에서 나온 역대 최고 기록이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와 200m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혜성처럼 등장한 볼트는 이후 단거리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 6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5개를 땄다. 4개 대회에서 100m, 200m, 400m 계주 중 2011년 대구세계선수권 100m를 제외한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2009년 베를린세계선수권에서 세운 100m(9초58), 200m(19초19)는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덕분에 '단거리 황제' 칼루이스(미국)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칼루이스는 1983년 헬싱키세계선수권부터 1991년 도쿄세계선수권까지 남자 100m를 5연패했다. 또 금메달 8개로 최다 금메달 보유자로 남아있다. 볼트는 이번 대회 100m까지 6개의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IAAF는 볼트의 손을 번쩍 들어줬다.
IAAF는 “볼트는 5년 동안 100m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칼루이스가 1983년부터 1991년까지 세계선수권 100m를 5연패했지만 볼트가 미친 영향이 더 크다. 베이징올림픽 9초69, 베를린세계선수권 9초58은 차원이 다른 기록”이라면서 “볼트는 100m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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